숨진 파출소장 처남 "평소 불의 보면 직접 나서…"
27일 오전 형제간 불화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
이 주택에서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전모(75)씨가 사냥용 엽총으로 이곳에 살던 형(86)과 형수(84·여),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 이강석 경감(소장) 등 3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해 경찰 과학수사팀의 현장 감식은 사건 발생 3시간여가 지난 오후 12시 30분 현재까지 이어졌다.
주택 옆 빌라 주차장에 세워진 피의자가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 대한 감식도 계속됐다.
이 차량에서는 운동화 한 켤레와 우산, 갈색 재킷 등이 발견됐고 다른 총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는 모두 1층 거실에서 발견됐지만 주택의 앞쪽과 뒤쪽에 난 창문 어디에도 총격 흔적이 보이지 않아 주택 앞으로 20여m에 걸쳐 쳐진 폴리스라인과 경찰 50여명이 이곳이 총기난사 사건 현장임을 알리고 있었다.
감식이 벌어지는 에쿠스 차량 옆 공터에는 사망자들의 유족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숨진 이 경감의 부인은 "아이고, 이제 어떡하라고…"라며 오열을 거듭해 근처에 구급차가 배치됐다.
이 경감의 처남 김모(42)씨는 "매형은 예전부터 의협심이 강하기로 유명했다"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고 남에게 시키는 대신 자기가 나서는 성격이었는데 결국…"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폴리스라인 밖으로 소식을 듣고 모인 이웃 주민 50여명은 허탈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나지막이 대화를 나눴다.
사건 당시 2층에서 뛰어내려 탈출하느라 허리 등을 다친 노부부 며느리의 친구 김모(53·여)씨는 "친구(며느리)를 통해 평소 얘기를 자주 들었는데 한번도 시부모에 대해 나쁜 소리를 하지 않았다"며 "동네에서도 법 없이도 살 분들로 소문났다"고 말했다.
노부부가 다니는 성당 교우이자 이곳 토박이라는 노모(73)씨는 "여기가 개발되기 전에 동생(피의자)이 자기 몫의 땅을 팔고 서울로 갔는데 이후 땅값이 엄청 오르고 형이 토지보상금으로 수십억을 받자 자주 돈을 달라고 요구하곤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화성서부경찰서에서 이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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