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15시간 격론 끝 한밤 표결
9명 중 7명 찬성… 계속 운전 허가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가동을 멈췄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안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시 가동된다. 5년여에 걸친 검증과 심사 끝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계속운전을 승인해 월성 1호기는 오는 2022년까지 다시 전기를 생산하게 됐다.
원안위는 26일 오전 10시 열린 제35차 전체회의에서 15시간여 마라톤회의 끝에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은철 위원장과 김용환 사무처장을 비롯한 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표결을 끝까지 반대하던 위원 2명이 표결 직전 퇴장했고, 남은 7명이 모두 찬성해 계속운전 허가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30년 설계수명이 종료된 뒤 재가동 되기는 2007년 고리 1호기에 이어 국내 원자력역사상 두 번째다.
경주 일대 지역 주민들을 비롯한 환경단체, 시민단체들은 원안위의 이날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심의 과정에서 제기됐던 안전성 관련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위원들 사이에서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최종 결론이 나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장 최근 제기된 캐나다 원자력안전규제기관의 안전기준 문제가 한 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월성 1호기 같은 중수로 원전은 사고에 대비, 핵연료를 냉각시키는 시스템을 다중으로 갖춰 놓아야 한다. 계속운전 반대 측은 월성 1호기에 이와 관련된 특정 기계가 1대밖에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기준 미충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원전 관계자들은 기계에 문제가 생겨도 주변 다른 설비들로 냉각되도록 조치했기 때문에 다층적 안전 장치를 확보했다고 반박한다. 이날 회의에서도 위원들 사이에선 이를 둘러싼 이견이 계속됐다.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또 계속운전 여부를 결론짓기 전에 지역 주민의 수용 여부를 주민투표 등을 거쳐 추가로 심의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항의하며 2명의 위원이 표결 직전 퇴장했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의 설계수명 만료 시점인 2012년 11월 이후 10년 간 더 가동하겠다며 2009년 12월 원자력안전당국에 허가를 신청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안전성 심사를 거치는 사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까지 터지는 바람에 스트레스테스트, 국제원자력기구(IAEA) 점검 등이 추가로 이어져 심사 기간이 5년을 훌쩍 넘어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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