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공구 내정업체 포장 등 무경험, 탈락업체 "원인무효… 법적대응"
대구의 경제자유구역인 수성의료지구 단지조성공사가 하도급 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공사 시공을 맡은 흥진건설ㆍ우방컨소시엄이 최근 100억원에 육박하는 1공구 토공 및 구조물공사 입찰에서 최저가로 입찰한 업체를 탈락시키고, 포장과 상하수도 부문의 무자격업체를 내정해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시공사 측은 최저가입찰 업체가 규정에 미달됐고, 내정 업체의 무자격 부문이 전체 공사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입찰예정가가 사전에 공개되지도 않아 시공사가 자의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있고, 무자격업체 선정은 원인무효라는 지적이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시공사는 최근 81억여원의 최저가 입찰금액을 써낸 A사를 탈락시키고, 그 다음 액수를 써낸 B사를 하도급업체로 내정했다. 이 공사의 입찰예정가는 95억7,000여만원으로 A사는 86%, B사는 94% 정도의 견적서를 제출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당초 ‘입찰예정가의 90% 이하 금액을 써낸 업체에 대해서는 공사부실 및 중단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위원회에서 낙찰 여부를 결정키로 하고 입찰업체들이 사인도 했다”며 A사 탈락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A사 관계자는 “시공사가 입찰예정가를 사전에 공개하지도 않은데다 공증을 한 것도 아니어서 신뢰도가 낮다”며 “시공능력과 자격을 모두 갖추고 있는데도 운영위에서 떨어뜨린 것은 고의적이라는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시공사는 토공과 철근콘크리트공사, 포장공사, 상하수도공사 등으로 구성된 이 공사를 포장공사와 상하수도공사를 해보지 않은 B사에 낙찰하기로 내정, 의혹을 키우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전체 공사에서 포장공사는 2.7%, 상하수도공사는 3.7%로 모두 6.4%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발주처인 대구도시공사는 A사의 항의 후에야 “B업체가 하청업체로 부적격한 것 같아 시공사에 대책을 강구토록 조치했다”면서도 “민간 시공사가 하는 일에 너무 간섭하기 곤란하다”며 사태 해결에 적극적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A사는 이 공사가 B사로 낙찰될 경우 ‘하도급계약무효 가처분신청’과 ‘공사중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소송도 불사할 방침이다.
입찰예정가 미공개, ‘예정가 90% 이하는 운영위에서 결정한다’는 애매한 단서조항, 무자격 업체 내정, 최저입찰 업체 반발, 소극적인 발주처 대응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수성의료지구 단지조성공사 하도급업체 선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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