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 구순(九旬)에 정치 9단의 삶을 살아온 김종필에게 영광의 시절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1961년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그는 박정희의 5.16 군사쿠데타로 중앙정보부장에 올랐고 2년 후 공화당 창당자금 의혹사건에 연루돼 “자의 반 타의 반”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채 첫 외유를 떠났었다. 그 해 말 귀국해 공화당 당 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64년 대일청구권 협상과 관련한 김종필 오히라 메모 사건은 다시 한번 그의 발목을 잡았다. 악화된 여론이 6.3사태로 번지자 정권의 책임을 떠안은 JP는 다시 2차 외유에 올라야 했다. 그의 곁에는 언제나, 지난 21일 세상을 뜬 부인 박영옥이 영욕의 순간을 함께 했다. 1964년 6월 18일 타의에 의해 2차 외유를 나서는 JP, 박영옥 부부가 고별 회견을 하고 있다.
손용석 멀티미디어부장 stones@hk.co.kr 한국일보 자료사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