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위원장 김재경)가 그제 전체회의를 열어 9건의 국회의원 징계안을 징계심사소위에 회부했다. 이 징계안은 민간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윤리심사자문위가 징계 의견을 제출한 사안들인데, 새누리당 김진태 조명철 홍문종 심재철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양승조 장하나 박영선 의원 등 8명이 대상이다. 윤리특위는 징계심사소위를 통해 이들 의원의 징계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나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해온 전례에 비춰 얼마나 실효성 있는 결과가 나올지 의문이다.
2012년 5월30일 개원한 19대 국회에서 현재까지 국회윤리특위에 올라온 의원 징계안은 37건에 이른다. 그러나 징계처리가 확정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윤리특위가 이런저런 핑계로 결정을 차일피일 미뤄온 탓이다. 징계 건 대부분이 여야 정쟁 과정에서 발생한 저급한 막말과 관련된 것들이어서, 징계심사 과정이 또 다른 정쟁을 유발해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운 이유도 있다.
이전 국회도 마찬가지였다. 18대 국회는 윤리특위 회부 징계안 58건 중 실제로 징계가 확정된 것은 단 1건이었다. 강용석 의원(무소속)의 여대생 성희롱 건이었는데 윤리특위가 확정한 의원 제명안마저 본회의에서 부결돼 30일 출석정지에 그쳤다. 17대(회부 37건) 16대(13건) 15대(44건)에선 징계 결정이 한 건도 없었다. 결정을 국회 임기만료까지 미루거나 자진 철회로 폐기됐다.
이렇듯 유명무실한 징계안 처리에 대한 비난여론이 빗발치자 국회는 2010년 5월부터 민간인들로 구성되는 윤리심사자문위를 운영해고 있다. 하지만 자문위가 아무리 징계안을 제출해도 강제조항이 없어 윤리특위가 무시해버리면 그만이어서 실효성이 거의 없다. 사정이 이러니 국회에서 의원 품위와 어울리지 않는 저급한 막말과 인신공격이 여전히 판을 친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막말 등으로 무려 4건의 징계안이 제출된 상황이다. 이런 징계안을 마치 훈장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여야는 한동안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벌였고, 국회의원 징계 강화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나 관심이 좀 멀어지는 듯하자 언제 그랬냐 싶게 여야가 자신의 이익에 관한 한 사이 좋게 짬짜미를 하고 있다. 뻔히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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