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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스타 면면으로 본 '케이블TV 20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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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스타 면면으로 본 '케이블TV 20년史'

입력
2015.02.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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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등 30개 미만 채널로 첫 전파

VJ 콘테스트ㆍ시즌제 도입

파격과 실험성 방송계 지각변동

신원호ㆍ나영석 스타PD 영입 이후

'응답하라...' '꽃보다...' 대박 행진

tvN의 대표적인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94'
tvN의 대표적인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94'

“지상파 방송보다 낫다.” 요새 케이블TV 방송에 대한 평가다. 케이블TV는 최근 기발하거나 완성도 높은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앞세워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고 있다. 무명의 스타들을 키워내 지상파로 진출할 기회도 만들어주고 있다. 1995년 3월 1일 방송을 첫 송출한 케이블TV는 20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오며 방송계의 지형을 변화시켰다. 비디오자키(VJ)라는 신개념의 음악프로그램 진행자를 스타로 만들었고 무명의 중견성우에게 유명세를 안기기도 했다. 케이블의 역사와 함께한 간판 스타들을 통해 20년을 돌아본다.

● 1990년대-VJ의 시대

케이블TV는 개국 당시 하루 종일 한가지로 특화된 프로그램들을 내보내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음악만 틀어주는 Mnet과 KMTV, 영화 채널인 대우시네마네트워크(현 OCN), 만화 채널인 오리온카툰네트워크(현 투니버스), 오락 채널인 HBS(현 채널 CGV), 교양 및 다큐 채널인 Q채널(현 QTV) 등 30개도 안 되는 채널들이 첫 전파를 탔다. 이 중 Mnet만이 채널 이름도 바뀌지 않은 장수 채널로 살아남았다.

뮤직비디오를 틀어주고 음악을 소개하는 음악전문 채널 Mnet은 1994년 제1회 Mnet VJ 콘테스트를 열었다. 최할리가 최초의 VJ로 뽑혔다. 최할리는 당시 여느 아나운서와는 다르게 자유로운 복장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시청자들의 호감을 자극하며 스타로 부상했다. 95년 KMTV도 VJ를 선발에 나섰다. 명문대 치대를 다니던 김형규가 선발돼 최할리와 함께 VJ스타 시대를 열었다. 김형규는 훗날 인기그룹 자우림의 보컬로 유명한 김윤아와 결혼해 화제를 뿌렸다. ‘노홍철도 스타 VJ 중 하나다. 닥터 노’라는 이름으로 시끄러우면서도 유쾌하게 방송을 진행해 인기를 모았다. Mnet의 한 관계자는 “최할리와 김형규 등은 기존 지상파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자유 발랄한 모습을 보여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회고했다.

● 2000년대-틈새 스타의 탄생

케이블TV는 시즌제를 도입하며 방송계의 판도를 바꾸기도 했다. 2009년 첫발을 디딘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 K’가 대표적이다. 방송 첫해 우승자인 서인국을 비롯해 시즌2의 허각과 존박, 시즌3의 울랄라 세션과 버스커버스커, 시즌4의 로이킴과 정준영 등을 스타로 배출했고 올해로 일곱 번째 시즌을 맞게 됐다. 특히 환풍기 설비공으로 일하며 쇼핑몰 행사가수로 활약했던 허각의 사연과 활약이 전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케이블TV 사상 최고시청률 18.1%라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성적인 농담이나 표현 등의 수위를 조절하며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들었던 ‘재용의 더 순결한 19’(2006)도 빼놓을 수 없는 케이블TV의 인기프로그램이다. 그룹 DJ DOC의 멤버인 정재용이 우스꽝스러운 의상을 입고 스타를 패러디 하거나 연예계 뒷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면서 케이블TV만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시즌 14를 방송할 예정인 ‘막돼먹은 영애씨’도 케이블TV를 성장시킨 장수프로그램이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해 무려 8년을 이어왔다. 코미디언 김현숙이 노처녀 영애씨를 연기하며 직장인들의 애환과 결혼에 대한 고민 등을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2013년에는 동명의 뮤지컬로도 만들어졌고 김현숙이 직접 출연해 또 다른 화제가 됐다.

케이블TV의 실험성은 2009년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에서도 빛을 발했다. 정형돈과 정가은이 출연해 젊은 남녀의 직장생활, 연애 등의 일상을 담아낸 코너 ‘남녀탐구생활’이 특히 인기를 모았다. 성우 서혜정이 냉소적인 말투로 전하는 “그때 그때 달라요”, “오마이갓 아싸라비아” 등이 유행어가 됐다. 성우 서혜정의 유행어까지 나오며 시즌3까지 제작됐다.

● 2010년대-정우, 이순재 그리고 차승원

2010년대 들어 케이블TV의 전성기가 열렸다. 2010년 온미디어가 CJ그룹 계열사가 됐고 이듬해 CJ의 6개 미디어 계열사가 CJ E&M으로 인수 합병되면서 케이블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이명한, 나영석, 신원호 등 지상파 방송 KBS의 스타 PD들이 케이블TV로 둥지를 속속 옮겼고 그들만의 개성 넘치는 프로그램으로 ‘케이블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신원호 PD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와 ‘응답하라 1997’로 90년대에 대한 사회 전반의 향수를 자극했다. ‘응답하라 1997’ 최종회는 12%대의 시청률을 보였다.

KBS에서 ‘해피선데이-1박2일’로 스타덤에 오른 나영석PD는 tvN에서 여행을 컨셉트로 한 ‘꽃보다 할배’를 만들며 명성을 이어갔다. 원로배우 이순재와 신구 박근형 백일섭 이서진을 앞세워 ‘시니어 콘텐츠’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여배우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이 바통을 이어받아 ‘꽃보다 누나’를 히트시켰다. 나 PD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삼시세끼’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시골에서 삼시세끼 밥을 차려 먹는 것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힐링 콘텐츠’라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된 ‘삼시세끼-어촌편’은 차승원의 출중한 요리실력을 바탕으로 1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병수 EBS 방송제작본부장은 “케이블TV의 콘텐츠는 이제 지상파를 위협하는 무서운 경쟁자로 부상했다”며 “EBS도 CJ E&M과 함께 교육과 오락을 겸한 콘텐츠를 모바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배우 차승원의 요리 행진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케이블 방송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내고 있다. CJ E&M 제공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배우 차승원의 요리 행진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케이블 방송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내고 있다.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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