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이 “중국인의 제주도 부동산 투자열기가 마치 1970년대 일본인이 하와이 부동산을 마구 사들이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중국 개인이나 기관이 소유한 제주도 부지는 2배 이상 늘어 났으며, 곳곳에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콘도와 호텔, 카지노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일본 투자자들이 하와이의 고층건물, 콘도 등 부동산을 사들였던 1970년대 일본의 하와이 부동산 광풍과 비교했다. 김 교수는 “중국인들이 가격을 따지지 않고 제주도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인의 ‘제주도 열풍’은 이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반감도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2012년 제주도에 의류 매장을 열었던 김호산씨는 중국 관광객이 급증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6개월 만에 건물 주인으로부터 가게를 비우라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의 가게가 성황을 이루자 주인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는 “중국인들이 계속 제주도를 찾으면 좋겠지만 그들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제주도 상점이나 술집에서 중국인 관광객과 한국인의 실랑이가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중국 투자자들이 소유한 제주도 땅은 2011년 142만㎡에서 지난해 834㎡로 늘었다. 지난해 제주도를 방문한 중국인도 290만명으로 58%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 전체 중국인 관광객 610만명의 절반이 제주도를 찾고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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