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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자리 작업 어쩌나…" 저수율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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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자리 작업 어쩌나…" 저수율 30%

입력
2015.02.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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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지역 고려저수지 등 가뭄 심각, 작년 강우량 600㎜… 5년 평균 절반

농업용수로 한강물 사용 건의까지, 일부 섬은 식수난에 제한 급수도

극심한 가뭄으로 강화도 등 인천의 섬 지역이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강화군 내가면 고려저수지에서 인근 주민이 물 밖으로 드러난 저수지 수문을 가리키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강화도 등 인천의 섬 지역이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강화군 내가면 고려저수지에서 인근 주민이 물 밖으로 드러난 저수지 수문을 가리키고 있다.

25일 인천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 고려저수지는 물에 반쯤 잠겨 있어야 할 저수지 수문과 콘크리트 둑이 맨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평년 저수율이 94.6%에 이르는 고려저수지 저수율은 이날 30.0%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날에는 29.8%로 더 낮았다. 이 저수율도 인근 내가천에서 밤낮 없이 양수기로 물을 퍼 올려 유지되고 있었다.

가뭄으로 올 농사를 망칠까 걱정돼 저수지를 찾았다는 강화군 하점면 주민 김근회(76)씨는 “저수지가 이렇게 바닥을 드러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저수지에 있는 물은 (모내기할 모를 기르는) 못자리에 댈 정도 양 밖에는 안 된다”며 “작년에도 논바닥이 갈라질 정도로 메말랐는데 다행히 9월 들어 벼가 익을 때쯤 30~40㎜ 정도 비가 와서 겨우 대흉년을 피했었다”고 말했다.

긴 가뭄에 강화지역 농민들의 속이 타고 있다. ‘한해 농사의 반’이라고 불리는 못자리 작업 시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갈증이 풀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강화지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17곳 중에 평년 저수율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물을 공급하는 논과 밭 면적이 889만7,000㎡로 가장 넓은 고려저수지를 비롯해 13곳에 이른다. 이날 현재 저수율이 30% 대에 머문 곳도 고려저수지와 하점(37.5%) 하도(26.6%), 양오(35.2%) 삼산(36.2%) 고구(30.5%) 난정(31.7%) 등 7곳이다. 이들 저수지의 평년 저수율은 80~90% 대였다. 강화군에서 관리하는 저수지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강화지역의 극심한 가뭄은 작년부터 이어졌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강화군의 강수량은 605㎜로 앞서 5년 평균 강수량인 1,41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가뭄이 수십일 더 지속될 경우 양사면, 교동면 등 강화 북부지역의 경우 40여 년 만에 모내기를 못하게 될 처지라고 강화군은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선 식수난도 현실화될 수 있다. 농어촌공사와 강화군 등은 강화~김포간 한강물을 이용한 농업용수 확보 등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다른 인천 섬 지역도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사람이 먹을 물조차 부족할 정도다. 인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강화군과 옹진군, 중구 일부 섬에서 식수가 부족해 제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식수난을 겪고 있는 옹진군 연평도, 중구 무의도 등에 작년 11월부터 병입 수돗물 4만4,820병을 긴급 지원했지만 식수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날씨로 배가 뜨지 못하는 날도 많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강수량 부족과 함께 섬 지역 방문객 증가(2001년 72만명→2014년 435만명) 등으로 섬 지역 식수난이 심각하다”며 “소금기가 있는 지하수 정수설비 설치, 마을상수도 설비 개량·개선 사업을 조속히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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