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8연패 김기태“캠프는 캠프일뿐”
김기태(46) KIA 감독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평가전에서 난타전 끝에 10-12로 패한 뒤 “지난해 다승왕 밴헤켄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좋은 타격을 했다”고 만족해했다. 이날까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8연패한 뒤였지만 김 감독은 담담했다. 7연패했던 전날엔 “직접 보신 그대로”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던 김 감독이었다.
올 시즌 최약체로 꼽히는 KIA는 ‘예상대로’ 오키나와리그에서 연전연패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있다. ‘캠프는 캠프일뿐’이라는 판단이다. 또 KIA는 아직까지 정예 멤버를 제대로 출전시킨 적이 없는 점도 위안으로 삼고 있다. 연패가 기분 좋을 리 없지만 김 감독이 경기 내용만 보고 평가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김 감독의 칭찬처럼 넥센전은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36)이 선발로 나선 넥센을 상대로 KIA 타선은 7안타 6득점을 뽑아냈다. 4번 타자로 나간 이종환(29)은 1회 첫 타석에서 밴헤켄의 포크볼을 걷어 올려 투런홈런을 쏘아 올린 데 이어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7연패 후에도 “연패는 아무 의미가 없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실패하더라도 예정된 멤버로 가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실험을 하고, 정해진 타석 수, 투구 수에 따라 승패와 상관없이 선수를 교체해주는 전형적인 스프링캠프용 연습경기를 뜻하는 것이다.
올 시즌 김 감독은 KIA의 최대 ‘희망’이다. 김선빈(26)과 안치홍(25)의 키스톤 콤비가 통째로 빠져나가며 전력이 크게 약화된 KIA가 김 감독을 영입한 건 LG에서 검증된 리더십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물론 구단은 김 감독에게 재임 기간 성적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명가 재건의 기틀만 잡아달라는 뜻이다. 하지만 자존심 강한 김 감독이 그냥 대출 할 리는 없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기에 오키나와의 부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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