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클럽, FIFA와 힘겨루기
유럽축구 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1월 개최를 두고 본격적인 힘 겨루기를 시작했다. 유럽축구 리그는 손해 배상을 거론하고 나섰고, FIFA는 절대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칼-하인츠 루미니게 유럽클럽협회(ECA) 회장은 26일 성명을 통해 “유럽리그들이 월드컵 겨울 개최에 따른 손실을 버텨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카타르 월드컵의 겨울 개최가 확정되면 유럽 클럽들에 대한 배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인하르트 라우발 독일축구협회 회장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배상을 촉구했다. 그는 “다른 유럽 리그들과 연대해 이 사안에 대해 공동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축구는 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봄까지 리그를 펼친다. 겨울에 월드컵이 열리면 핵심 선수들이 각국 대표팀에 차출돼 리그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FIFA는 유럽축구 리그의 배상 요구를 일축했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우리가 축구를 해치는 짓을 하지 않은 만큼 배상은 없다. 리그 일정을 조정할 시간도 7년이나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반발과 달리 아프리카는 FIFA의‘겨울월드컵’방침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아프리카축구연맹은 2023년 1월에 열릴 예정이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카타르 월드컵 일정을 고려해 6월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7월 기온이 40도가 넘은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 시기는 그 동안 ‘뜨거운 감자’였다. FIFA는 선수들과 축구팬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월드컵 겨울 개최안을 제시했다.
반면 유럽은 리그 파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타르 월드컵을 4∼5월에 열거나 6~7월 늦은 밤에 경기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FIFA는 다음달 19∼20일께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카타르 월드컵 개최 시기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6개 대륙 축구연맹이 FIFA의 제안인 겨울 개최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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