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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정치 침묵은 나설 장이 없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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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정치 침묵은 나설 장이 없기 때문"

입력
2015.02.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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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이화여대, 한양대 5개 대학의 정치외교학부 연합동아리 ‘여정’은 한국의 ‘페이비언’을 꿈꾸고 있다. 영국의 정치 단체인 페이비언 협회는 혁명보다는 계몽과 개혁을 통해 가장 적합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종의 정치학교다. 여정 역시 취업난과 스펙 경쟁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 시대를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여정의 대표 이민주(이화여대 정치외교 2학년)씨는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세간의 평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청년들의 정치 침묵은 경쟁으로 인한 피로감이 쌓인 탓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나설 ‘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신과 열정이 있어도 그것을 표현할 장소가 없어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씨가 주도해 서울 48개 지역구 국회의원의 선거 공약 이행 정도를 조사ㆍ발표한 것도 청년들의 관심을 표출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공약 이행 감시단(공감단)의 발표는 당시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씨는 “공약 이행여부를 조사하는 단체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법률소비자연맹이 있지만 두 단체 모두 시군구청장만 대상으로 하는데다 국민들의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서로 모르는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댓글을 통해 서로 묻고 대답하는 것을 보며 그 동안 정치를 접할 통로가 없었을 뿐 관심은 충분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여정은 국회와 청년들 사이의 거리 좁히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선거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특이한 경력 등을 가진 이색후보를 인터뷰하거나 ‘이주의 국회’를 통해 주목할만한 현안이나 발의된 법안, 국회의원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씨는 “소식이 끊겼던 중학교 동창까지 연락이 와 ‘(여정)활동을 잘 보고 있다’고 할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정은 청년들의 정치침묵을 해소할 해법으로 정당이나 운동권으로 지칭되던 기존의 정치참여 방식이 아닌 ‘제3의 길’을 제시한다. 이씨는 “지쳐 있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모두 함께 힘든 시간을 겪고 있고 함께하면 무엇이든지 이루어낼 수 있다는 연대감”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정치참여 방식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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