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논란에 휩싸였던 한예진(44ㆍ사진) 국립오페라단 신임 예술감독 겸 단장이 24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한 예술감독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일신상의 사유로 다 내려놓고 이만 물러나겠다”며 “여러 논란 속에 도전적인 의욕보다 좌절감이 크게 앞서 더 이상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예술감독은 “젊음과 신선함 오페라에 대한 진취적인 생각으로 뭔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처음엔 자신감이 충만했으나, 경험과 경륜이 부족하다는 외부의 우려 사이에 간극은 너무 컸다”며 “학연 지연을 끊고 탕평 캐스팅을 통해 실력과 기량만으로 유능한 인재를 두루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도 있었지만, 벽은 높았고 정말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한다”고 밝혔다. ‘자격 미달’ 비판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 주지 못한 점에 대해 서운함을 떨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시위까지도 불사하며 비난하셨던 분들이 음악계 전체를 대변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대로 무대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10개월 동안 공석이었다가 지난달 2일 한예진 상명대 특임교수가 임명됐다. 하지만 정치권 인맥을 통한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대한민국민간오페라연합회, 예술비평가협회 등 7개 오페라 관련 단체가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임명 철회 등을 요구했다. 또 한 예술감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고 릴레이 1인 시위까지 벌였다.
한 예술감독은 이날 오후 3,4시쯤 외출에서 돌아온 뒤 대외협력팀에 돌연 사퇴서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술감독 수행의지를 강하게 피력했고, 이날 오전까지도 의욕적으로 업무를 처리했다. 때문에 갑작스런 사퇴 배경에 또 다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영석 국립오페라단 본부장은 “오늘 점심 때도 직원 연봉체계를 의논했고, 다음달 공연과 하반기 배역 캐스팅까지 의논했는데 (사의를 표명해)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은 “문체부와 사전 상의는 없었으며, 사표를 제출하면 검토해 적절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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