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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의 엄포, 그리고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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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의 엄포, 그리고 눈물

입력
2015.02.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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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무회의서 복지부동 등 지적 "기관장 상시 점검하고 연 2회 평가"

의장·여야 지도부에 취임 인사 "야당을 국정의 한 축으로" 다짐

이완구(오른쪽) 국무총리가 24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을 예방해 우윤근 원내대표의 말을 듣던 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이완구(오른쪽) 국무총리가 24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을 예방해 우윤근 원내대표의 말을 듣던 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이완구 국무총리가 본격적인 책임총리 행보에 돌입했다. 공직사회 기강 확립을 연이어 강조하며 ‘박근혜 정부 2인자’ 입지를 각인시키는 한편 여야 지도부를 만나 국회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는 눈물까지 흘리며 감성에도 호소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각종 잡음을 잠재우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가운데 이 총리의 행보가 실제 국정운영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총리는 24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공직사회를 향해 일갈을 날렸다. 이 총리는 우선 “방위산업 비리 등 고질적인 부정과 비리뿐만 아니라 정보 유출을 비롯한 일탈 행위와 복지부동 등 비정상적인 관행과 적폐들이 쌓여 있다”며 공직사회 문제점을 질타했다. 이 총리는 특히 “공직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는 무사안일과 소극적 행태”라며 ‘공직에 있으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 업무를 지연시키거나 방치하는 복지부동, 줄서기, 눈치보기, 부처 칸막이와 이기주의’ 등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총리로서 ▦기강이 선 정부 ▦깨끗한 정부 ▦활기찬 공직사회를 중점과제로 추진, 공직사회를 바로 세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책임총리로서 권한을 적극 행사해 장ㆍ차관, 청장 등 기관장을 상시 점검하고, 연 2회 종합 평가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기강이 해이하고 성과가 부진한 기관의 장ㆍ차관, 청장 등 중앙행정기관의 장에 대해서는 헌법과 법률에 의해 주어진 국무위원 해임건의권과 인사 조치를 포함한 지휘감독권을 엄정하게 행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 총리는 앞서 17일 취임사와 23일 총리실 첫 간부회의에서도 공직기강 확립을 계속해서 강조한 바 있다. 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책임총리 역할론을 거듭 되새겼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챙길 수 없는 공무원 사회의 세세한 기율과 계통부터 바로 세우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총리는 1974년 행정고시 15회에 합격, 내무부와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시작해 충남경찰청장, 민선 충남지사까지 역임하는 등 관료사회 경험이 풍부한 만큼 공무원들을 다루는 방법을 잘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총리는 역대 총리들의 약점이었던 대 국회 소통에도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정의화 국회의장에 이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김 대표는 “집권 3년차 국민들에게 결과를 보여드려야 하는 시기가 됐다. 개혁의 최선봉장이 돼서 잘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당정, 당정청 간 가교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우윤근 원내대표에게도 취임 인사를 했다. 문 대표가 “우리 당이 (취임 인준에) 반대했던 건 지나간 일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불통’ 문제로 비판 받는데 그런 역할까지 잘해달라”고 주문하자 이 총리는 “박 대통령께서도 소통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고 있지만 소통에 힘 쓸 수 있도록 잘 보필하겠다”고 답했다. 총리 취임 전 여야 협상 파트너였던 우윤근 원내대표와 인사를 할 때는 두 사람 모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 총리는 “‘야당을 이기지 않는 정부 여당’이라는 기조와 마음에 변함이 없다”며 “야당을 국정의 한 축으로 생각하고 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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