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비리 육군 대령 구속 기소
특전사 최정예인 707대대로부터 북한군의 소총 탄환에 구멍이 뚫린다는 보고를 받고도 평가서를 조작해 불량 방탄복을 특전사에 납품한 현역 육군 대령이 구속 기소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대전고검 차장)은 기준 미달의 방탄조끼를 특전사에 납품하도록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로 현역 육군 대령 전모(49)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전 대령은 특전사 군수처장으로 근무하던 2010년 5월 박모 중령과 공모해 방위사업체 S사의 불량 다기능 방탄복 2,062벌(13억원 상당)을 특전사에 납품하도록 시험평가서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전 대령은 방탄조끼를 시험 해본 후 “모든 면에서 부적합하다”고 평가한 707대대의 보고를 받고도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방탄복을 시험 착용한 당시 707부대 대대장은 “방탄 플레이트 등급이 낮아 생존율 저조함(7.62㎜ 탄환을 고려, 레벨 4등급 방탄 플레이트 사용 권장)”이라고 전 대령에게 보고했다. 미국국립사법연구소(NIJ) 기준 방탄등급 3등급인 S사의 방탄복은 북한군의 주력 소총인 AK-47에 사용되는 7.62㎜ 규격 탄환을 막을 수 없고, 실전에서 군인 생명이 위험하니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707대대는 또 ▦사격간 어깨보호대 걸림 현상으로 사격이 제한되고 ▦단독으로 복장착용이 불가능하며 ▦신속해체 기능이 없어 긴급상황 발생 시 생존성이 저조하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전 대령은 전부 묵살했다. 대신 전 대령은 제3공수여단 정찰대가 방탄조끼 테스트를 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허위로 적합 판정을 내린 박 중령의 보고서를 인용해 특전사령관에게 보고한 후 S사의 납품계약을 성사시켰다. 합수단 관계자는 “2014년 이후부터는 방호등급이 4등급으로 상향돼 적의 주력 소총에 대한 방호가 가능한 다목적 방탄복이 전군에 납품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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