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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토털바스켓볼, 적수는 없었다

입력
2015.0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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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이 득점력 갖춰 최대 강점… 역대 팀 최다 16연승 신기록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23일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경기에서 승리한 뒤 임영희 선수(왼쪽) 신선우 WKBL 총재 대행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23일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경기에서 승리한 뒤 임영희 선수(왼쪽) 신선우 WKBL 총재 대행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춘천 우리은행은 명실 공히 현 여자프로농구의 ‘특 1강’이다. 올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우리은행은 지난 두 시즌만큼의 독주는 힘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위성우(44) 감독이 인천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 차출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고, 주전 라인업인 임영희(35), 박혜진(25), 양지희(31), 강영숙(34), 이승아(23)도 국가대표에 선발돼 체력적인 부담이 큰 상태였다.

무르익은 토털바스켓볼

하지만 우리은행은 개막하자마자 16연승을 질주하며 일찌감치 ‘판’을 끝냈다. 지난해 11월3일 용인 삼성과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24일 삼성과 원정경기까지 여자프로농구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인 16연승을 질주했다. 종전 기록은 2003년 여름리그 때 삼성이 세웠던 15연승. 16연승은 2006년 겨울리그 때 12연승을 넘은 우리은행의 역대 팀 최다 연승이기도 하다. 우리은행의 최대 강점은 전 선수들의 기량이 엇비슷한 ‘토털바스켓볼’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주포 박혜진과 주장 임영희가 터지지 않으면 고전하기도 했지만 올 시즌엔 이승아의 득점력이 부쩍 향상됐고, 식스맨인 김단비(25), 박언주(27), 이은혜(26)도 심심찮게 고감도 3점포를 꽂아 넣어 한층 안정된 레이스를 펼쳤다.

업그레이드된 ‘위성우 매직’

지휘봉을 잡은 뒤 혹독한 훈련으로 ‘악명’ 높았던 위 감독은 올 시즌엔 경기 중에 종종 미소를 띄는 여유까지 보였다. 2008~09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4시즌 연속 꼴찌를 했던 선수들의 패배 의식이 완전히 지워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제 시키지 않아도 몸에 배인 절실함으로 매 경기 사력을 다해 잔인할 만큼 상대를 압박했다. 한때‘전승 우승’ 전망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박혜진은 개막 연승을 질주할 때“우리도 우리가 언제 질지 모르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지난 2시즌 동안 통합 챔프에 오르며 새겨진 자신감이 실제 전력 플러스 알파의 요인이 된 것이다.

굴러온 복덩이 휴스턴

효녀 용병들의 활약을 빼 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우승 주역인 샤샤 굿렛(25)은 명불허전의 기량으로 골밑에서 확률 높은 득점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첫 선을 보인 샤데 휴스턴(29)은 화룡점정이었다. 휴스턴은 매 경기 20점 안팎의 득점을 올리며 안정적인 레이스를 이끌었다. 위 감독은 “지난 시즌 뛰었던 노엘 퀸은 공격력이 떨어져서 국내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없었지만 올 시즌은 휴스턴이 있어서 국내선수를 고르게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휴스턴은 지난 시즌 용인 삼성에서 잠시 뛰기도 했지만 우리은행에선 국내선수들과 조화를 이뤄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일으킨 셈이다.

지원 없는 성적은 없다

우리은행은 농구단을‘얼굴’로 자랑하는 은행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지난 1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홈 경기에 역대 은행장들을 초청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역대 행장들은 재임 시절 농구단 구단주를 겸하며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 정규리그 우승 7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의 역사를 이끈 주역들이다. 우리은행 농구단 관계자는 “역대 구단주들을 비롯한 전ㆍ현직 임직원들의 각별한 농구 사랑이 정규리그 3연패 달성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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