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추천
외환銀 조기통합 재추진 발등의 불
수익성 개선 등도 중요한 과제
김정태(사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외환은행과의 조기 통합, 수익 개선 문제 등 당장 풀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사외이사 7명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김 회장은 다음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상임이사로 확정된 뒤 연이어 열리는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된다. 임기는 2018년 3월까지 3년간이다. 회추위는 김 회장이 지난 3년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고 해외현지법인 및 국내 카드 통합 등을 원활하게 이뤄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새로운 3년은 넘어야 할 산들로 가득하다. 우선 법원 판결로 상반기 내 어려워진 하나ㆍ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재추진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김 회장은 지난해 김승유 전 회장과 외환은행 노조가 맺은 합의문을 깨고 조기통합을 시도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가 반대하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통합에 제동이 걸렸다. 그 여파로 김 회장과 함께 통합을 진두지휘 했던 핵심참모 3명을 경질하기도 했다.
하나금융 측은 노사 대화 등 통합을 위한 준비작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조기통합에 긍정적이었던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물러나고 임종룡 신임 위원장 내정자가 곧 취임하는 것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익성 개선도 김 회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신한금융이 순이익 2조원 클럽에 재입성하고, 새 수장을 맞은 KB금융 등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하나금융만 유독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9,377억원에 불과했다. 총자산 규모가 하나금융(392조원)보다 적은 기업은행(236조원)이 낸 순이익(1조320억원)에도 못 미친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순익이 전년에 비해 17.8%나 감소했다.
김 회장은 차기 회장 내정 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은 노사가 큰 틀에선 공감을 하고 있는 만큼 대화로 풀어나갈 것”이라며 “외환은행 급여나 복지 수준을 굳이 깎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해 카드 통합으로 줄어든 비은행권 수익 비중을 임기 내에 25%까지 높이고, 중국 투자 분도 서서히 수익이 날 것”이라며 “올 상반기 중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인터넷 전문 금융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