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아내의 자격' '밀회' 콤비
SBS '풍문으로 들었소'서 또 호흡
실력 검증된 연극배우 출신들 기용
아나운서 출신 백지연도 출연 눈길
JTBC ‘아내의 자격’과 ‘밀회’로 히트제조기라는 별칭을 얻은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가 이번엔 지상파에서 다시 의기투합했다. 종편 시청률 5%를 넘나들며 최고의 제작진으로 손꼽히는 이들은 23일부터 방송되는 SBS 새 월화극 ‘풍문으로 들었소’로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주차장 안내요원의 무릎을 꿇린 백화점 모녀 사건 등 상류층의 갑질 횡포에 대해 우리 사회가 부쩍 민감해진 터라 더욱 화제를 불러올만하다.
파격 소재… 10대의 혼전 임신
“갑질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23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풍문으로 들었소’제작발표회에서 안 PD가 한 말이다. 역시 줄거리가 예사롭지 않다. 대대손손 법률가를 배출한 대한민국 상위 1% 로열패밀리에서 자라 외국어고에 다니는 10대 한인상(이준)이 또래인 서봄(고아성)과 사랑에 빠져 혼전 임신을 하는 설정이다.
그 과정에서 귀족교육을 받고 자라 법무법인의 대표로 있는 한정호(유준상), 기품과 상냥함을 잃지 않는 귀부인 최연희(유호정) 등 특권층의 이중인격이 고스란히 표현돼 흥미롭다. 안 PD와 정 작가는 전작들에서도 강남의 사교육의 열풍 속에 자녀 교육만에 몰두하던 평범한 주부의 불륜(‘아내의 자격’)과 20대 제자와의 사랑을 통해 성공이라는 허울을 벗어던진 40대 여자의 멜로(‘밀회’) 등 파격적인 소재를 세련되게 그려온 콤비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진다.
유준상은 “안 PD와 정 작가의 작품이라 출연을 결정했으며, 근래에 이런 대본을 받아본 적이 없을 정도로 풍자가 센 드라마”라고 말했다. 안 PD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가 점점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경제사회적으로 계급이 고착화되면서 갑과 을의 문제를 다뤄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며 “갑질과 을질을 모두 풍자한 드라마”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선한 인물 캐스팅…방송인 백지연
요새 드라마에 겹치기를 반복하는 배우보다 신선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방송인 백지연이 대표적이다. 그는 드라마 속에서 속물근성을 지닌 최연희의 대학 동창이자 재계 2위인 재벌그룹의 회장 아내 지영라로 출연한다. 백지연이 드라마에서 주연급으로 연기에 도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안 PD와 28년 친구 사이라고 밝힌 백지연은 “안 PD는 연기를 따로 공부하는 건 절대로 하지 말라는 조언을 해줬다”며 “내가 가진 이미지 속에 담긴 목소리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안 PD와 정 작가는 ‘아내의 자격’에서 강남 아줌마들의 속물근성을 표현하는 연기를 위해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은경과 임성민을 투입해 성공한 경험이 있어 백지연의 캐스팅 자체만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 연기’하는 영화와 연극 무대 출신 배우들을 대거 기용했다. 한정호의 특급 비서 역의 길해연, 법무법인에서 인사관련 뒷조사 담당 장소연, 대법관 출신 전직 총리 역의 박진영, 최연희의 개인비서 서정연, 서봄의 어수룩한 숙부 역의 전석찬 등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초로 등장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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