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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외국인 배당액 100억달러 첫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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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외국인 배당액 100억달러 첫 돌파

입력
2015.02.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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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배당확대 정책 영향 "국내 재투자 안 돼" 우려도

지난해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외국인 배당액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외국인 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과 맞물리면서 지나친 배당이 외국인 주주의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받아 해외로 송금한 배당액(직접투자 일반배당지급)은 102억8,000만달러(약 11조3,600억원)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처음 나온 1980년 이후 최대치다. 외국인 배당액은 1999년 10억달러를 돌파한 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81억8,0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50억7,000만달러로 감소했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데다 국내 기업들이 꾸준히 배당을 늘린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 내 외국인 보유지분은 34.08%에 달한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배당확대 정책까지 펼치면서 국내 기업들의 올해 배당금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외국인 배당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KB투자증권이 지난 16일까지 발표된 490여개 종목(우선주 포함)의 2014년 기말 현금배당 합계를 추산한 결과 약 12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전체 상장사 960여개 기업이 올해 지급할 전체 배당총액은 약 17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지분율(34.08%)을 감안하면 상장사 전체 배당액 중 약 6조원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경향과 비상장사 배당액까지 고려할 경우 올해 외국인 배당액은 15조원까지 늘어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문제는 외국인 보유지분이 높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배당에 나서면서 거액의 배당액이 국내에 재투자되지 않고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데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50%가 넘는 삼성전자 등 4대 그룹(삼성ㆍ현대차ㆍSKㆍLG) 소속 상장사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받는 배당금이 지난해 2조8,297억원에서 올해 3조8,128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늘게 됐다. 외국인 지분율이 70%인 KB금융지주, 신한금융 등도 올해 배당을 대폭 늘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 친화적인 정책은 좋지만 자칫 투자보다 배당에 더 신경을 쓰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당기 순이익 대비 배당총액)은 여전히 해외 기업들의 절반 수준”이라며 “국부유출을 우려해 배당을 제한하기보다 해당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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