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오키나와 전훈서 여유 넘쳐… 포수 앞 뚝 떨어지는 구질 연마
일본프로야구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한신의 ‘수호신’ 오승환(33)은 한결 여유가 넘쳤다. 훈련 중 동료들과 농담을 나누고, 본인이 필요한 훈련을 알아서 척척했다. 예년과 달리 실전 등판을 다음달로 미룬 것도 지난 1년 간의 경험에서 나왔다.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23일 본보와 만난 오승환은 “아직 실전에만 나가지 않았을 뿐이지 몸 상태는 괜찮다”며 “체력과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훈련을 했지만 그렇다고 공을 소홀히 던진 것은 아니다. 당장 실전에 나가 던질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4년보다 확실히 여유가 있다”면서 “심리적인 여유라기보다는 스케줄을 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보니 알아서 필요한 것을 찾아서 할 수 있다. 작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1년 새 부쩍 친해진 팀 동료들이 자신을 ‘형’, ‘형상’으로 부르며 곧잘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2년 연속 구원왕을 노리는 오승환은 올해 투심을 가다듬는데 초점을 맞췄다. ‘돌직구’라는 ‘필살기’가 있지만 포수 미트 직전에서 아래로 뚝 떨어지는 구종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갑자기 던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실전에서 간간이 던졌다. 올해에는 투심 빈도를 높이고, 결정구로 자신 있게 던지도록 더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오승환은 자신이 던지는 투심에 대해 “포크볼처럼 아래로 떨어지는 효과가 난다”고 했다.
21~22일 처음으로 이틀 연속 불펜 피칭을 한 것에 대해서는 “큰 이유는 없다. 매일 캠프에서 몸 상태를 보고 한다. 22일 마침 후쿠도메 선수가 있어 투심을 한번 던져보고 싶었다. 투구 후 타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결정구로 통할지를 물어봤다. 후쿠도메는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실투가 났을 때에는 장타로 연결된다는 조언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25일 오키나와 캠프를 마치고 오사카로 돌아간다. 시범경기와 정규리그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겠다”며 “실전에서 늦게 공을 던진다고 하지만 몸이 안 좋아서 페이스를 늦추는 것은 아니다. 지금 당장 경기에 나가도 전혀 지장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만큼 상대 팀의 견제가 심해질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도 더 공부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상대팀이 나를 1년 동안 봐서 분석하고 파악했다. 하지만 나 또한 주요 상대 타자들을 머리 속에 담고 있다. 2년째에 성적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오면 핑계일 뿐이다. 못한다면 자신이 부족한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키나와=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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