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왕세자 "일본은 평화헌법이 기초"

아베와 다른 인식 드러내

나루히토 일본 왕세자.

나루히토(德仁) 일본 왕세자는 23일 55세 생일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는 전쟁의 참화를 거친후 만든 전후 일본 헌법을 기초로 노력을 쌓아 올려 평화와 번영을 향유하고 있다”고 언급, 평화헌법의 근간이 되는 헌법 9조 개정을 추진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루히토 왕세자는 20일 도쿄(東京)에서 “전쟁의 기억이 흐려지려고 하는 지금, 겸허하게 과거를 되돌아보고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과 일본이 걸어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앞선 전쟁으로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많은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많은 사람이 고통과 슬픔을 겪은 것을 매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전쟁의 참혹함을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과거의 역사를 깊이 인식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회견에 함께 참석한 아이코(愛子) 공주도 아키히토(明人)　일왕으로부터 과거 전쟁의 참혹성을 직접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이날 발언이 전후 70주년을 맞아 발표예정인 아베 총리의 담화에 과거 침략전쟁의 반성을 담을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