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바둑] 초반부터 패싸움

본선 16강전 제5국

백 김동호 4단 흑 백홍석 9단

참고1도

참고2도

장면 2 백홍석은 ‘돌주먹’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매우 호전적인 기풍의 소유자다. 이 바둑에서도 아직 초반이라 여기저기 큰 자리가 많지만 굳이 좁은 곳인 좌변 백진에 먼저 침입해서 싸움을 걸어갔다. 반면 김동호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안정적으로 반면을 운영하는 스타일이므로 상대의 도발에 바로 대응하지 않고 2로 자기 진영부터 정비, 3까지 가장 알기 쉽게 처리했다.

우하귀에서 첫 번째 전투가 시작됐다. 4부터 10까지 진행된 다음 과거에는 참고1도가 거의 정석처럼 여겨져 프로들의 실전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백이 귀에서 선수로 살아서 흑이 불만스럽다는 쪽으로 평가가 바뀌어 대부분의 기사들이 11로 단수 치는 변화를 택한다.

이때 백이 참고2도처럼 두는 건 좋지 않다. 도와 반대로 이번에는 흑이 선수를 잡기 때문이다. 12로 되돌려치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이후 13, 14는 피차 외길 진행인데 백홍석이 패를 잇기 전에 먼저 15로 단수 친 게 기민했다. 그러자 김동호가 16(6의 곳)으로 패를 따내서 초반부터 큰 패싸움이 시작됐다.

박영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