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제3의 통화로 불리는 특별인출권(SDR) 산정 대상에 중국 위안화를 편입할지 여부를 놓고 본격적으로 논의에 나선다.
22일 워싱턴DC 경제소식통 등에 따르면 IMF는 오는 5월 비공식 이사회를 열어 위안화를 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할지를 검토하고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뒤 올 하반기 회원국 회의에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2010년 위안화를 SDR에 넣지 않기로 결론 내리고 나서 5년 만에 다시 토의가 이뤄지는 셈이다.
1970년 채택된 가상의 국제준비통화인 SDR는 IMF 회원국들이 외환위기 등에 처할 때 담보 없이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이들 4개 통화의 시세를 가중평균하는 방법으로 가치를 결정한다. 논의는 5년마다 개최되며, 이 때 바스켓 구성과 비율을 정한다. 공식 결정이 되려면 회원국 지분별로 총투표수의 85%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IMF는 2010년 SDR 통화별 가중치 변경 때 달러화 41.9%, 유로화 37.4%, 파운드화 11.3%, 엔화 9.3% 등으로 조정한 바 있다. 당시에도 중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으로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중국은 올해에도 위안화의 편입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위안화가 SDR에 포함되면 국제 통화로서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가 더욱 활성화된다.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포함되면 2016년 1월 IMF 특별인출권 산정에 포함된다.
하지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제 막 시작되는 현재로서는 위안화가 SDR 바스켓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IMF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다른데다 정치적 입장 차이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향방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편입 찬성 측은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데다 위안화 결제가 급증했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는다.
5년 전 많은 회원국이 위안화가 국제 거래에서 사용되는 비중이 작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지금은 세계 7위의 결제 수단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는 등 상황이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는 지난해 12월 위안화가 국제 결제 통화 가운데 캐나다달러, 호주달러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반면,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를 넣기는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쪽은 위안화가 자유 태환(주요 통화와 자유롭게 교환하는 것)이 아직 원활하지 않고 중국의 외환 정책도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IMF에 따르면 각국 외화보유액 가운데 위안화 비중은 3% 미만으로 미국 달러화(61%)와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IMF 최대 지분을 보유한 미국이 정치, 경제, 무역 등 각 분야 상황과 대 중국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위안화 포함 여부를 실질적으로 결정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5년 전과 비교해 국제 금융 시장에서의 위안화 위상이 엄청나게 올라간 점을 고려하면 SDR 통화 바스켓에 들어갈 공산이 크지만, 이 문제가 단순히 경제·금융 측면에서만 검토되는 게 아니어서 진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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