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세탁기 파손’ 공방을 벌이는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받은 세탁기 품질 인증결과를 새로 공개하면서 양 사의 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LG전자 주장처럼 일반적인 시험 만으로 세탁기의 여닫이 문이 파손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고의적 파손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22일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에 유럽 각국의 소비자 매체가 실시한 ‘크리스털 블루 도어 드럼세탁기’(WW9000)에 대한 품질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블로그에서 “지난해 9월 독일 가전전시회(IFA) 행사 기간 중 LG전자의 조성진 사장과 세탁기연구소장 조한기 상무 등이 베를린 현지 매장 두 곳에서 총 7대를 파손한 이 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유럽 각국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며 “지금까지 20만대가 팔렸으나 세탁기의 여닫이 문이 파손됐다는 소비자 불만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소비자 매체의 제품 품질 평가는 모두 최고점을 기록했다. 영국 전자제품 리뷰 전문지 ‘엑스퍼트 리뷰’는 지난해 7월호 평가에서 만점을 부여했고, “지금까지 시험한 세탁기 가운데 가장 진화한 제품”이라며 2015년 최고의 추천 세탁기로 선정했다.
지난해 10월 스웨덴 소비자 평가전문지 ‘라드 앤 론’과 이탈리아의 ‘알트로컨슈모’도 품질 평가 결과각각 1위에 올렸다. 같은 성격의 평가지인 프랑스의 ‘크 슈아지르’, 포르투갈의 ‘데코 프로테스테’도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실시한 품질 평가에서 각각 1위로 꼽았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인증기관인 노르웨이 넴코(Nemko)와 독일 VDE로부터 내구성 인증을 받은 사실도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두 기관의 인증 획득은 제품의 기능과 성능, 안정성 등에서 엄격한 국제 규격을 통과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해외 매체들의 평가 내역 공개는 LG전자의 고의적 세탁기 파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특히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통상적 시험으로 세탁기 문이 파손됐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져야 할 텐데 출시 이후 관련 불만은 한 건도 접수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검찰이 재물 손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자 16일 검찰에 제출했던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고, 고의 파손이 아니라며 재차 결백을 주장했다. 조 사장은 “현장을 방문한 일행들이 세탁기를 살펴본 이후 1시간 넘게 머무르는 동안 삼성전자 직원들이 제지나 항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러 파손했다면 바로 삼성전자 직원들의 제재를 받았을 것이란 뜻이다. 조 사장의 아들도 같은 날 사회관계형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삼성전자 세탁기 제품명을 빗대서 “크리스탈이라더니 진짜 유리세탁기 인 듯”이라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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