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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림책 볼로냐 라가치賞 전 부문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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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림책 볼로냐 라가치賞 전 부문 입상

입력
2015.02.2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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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인형 상자' 등 6종 우수상

"짧은 역사에도 단기간에 성과 기적"

정유미씨는 2년 연속 수상 영예

픽션 스페셜 멘션 부문-<나의 작은 인형상자> (영어판) 정유미 지음
픽션 스페셜 멘션 부문-<나의 작은 인형상자> (영어판) 정유미 지음
논픽션 스페셜 멘션 부문-<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오현경 지음, 이야기꽃 발행
논픽션 스페셜 멘션 부문-<민들레는 민들레>. 김장성/오현경 지음, 이야기꽃 발행
픽션 스페셜 멘션 부문-<담> 지경애 지음, 반달 발행
픽션 스페셜 멘션 부문-<담> 지경애 지음, 반달 발행

한국 그림책 6종이 세계 최고 권위 그림책 상의 5개 전 부문에 입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세계 최대 어린이도서전인 이탈리아의 볼로냐아동도서전이 주관하는 라가치상이다. 한국 그림책은 2004년 첫 수상 이래 2014년까지 대상(위너) 3종과 우수상(스페셜 멘션) 8종을 배출했는데, 전 부문에서 수상작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로 치면 칸영화제 전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상을 받는 진풍경이 벌어진 셈이다.

볼로냐도서전이 1966년 제정해 주관하는 라가치상은 슬로바키아에서 2년마다 열리는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의 BIB상과 더불어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그림책 상이다. 이번 수상작들은 3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열리는 제 52회 볼로냐도서전에서 특별전시와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전세계에 소개된다. 라가치상 제정 50주년이기도 한 올해는 볼로냐대학이 함께하는 특별전 등 여느 해보다 풍성한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뉴호라이즌 스페셜 멘션 부문-<떼루떼루>. 박연철 지음, 시공주니어 발행
뉴호라이즌 스페셜 멘션 부문-<떼루떼루>. 박연철 지음, 시공주니어 발행
북엔시즈 스페셜 멘션 부문-<세상에서 가장 큰 케이크>. 안은영/김성희 지음, 주니어김영사 발행
북엔시즈 스페셜 멘션 부문-<세상에서 가장 큰 케이크>. 안은영/김성희 지음, 주니어김영사 발행
오페라프리마 스페셜 멘션 부문-<위를 봐요>, 정진호 그림, 현암사 발행
오페라프리마 스페셜 멘션 부문-<위를 봐요>, 정진호 그림, 현암사 발행

설 연휴 첫날인 18일(현지시간 17일) 볼로냐도서전이 발표한 올해 라가치상 수상작 중 한국 그림책 6종은 모두 우수상이다(표 참조). ▦픽션 부문 2종 ‘나의 작은 인형상자’와 ‘담’ ▦논픽션 부문 ‘민들레는 민들레’ ▦뉴호라이즌 부문(아랍ㆍ남미ㆍ아시아ㆍ아프리카 작품) ‘떼루떼루’ ▦오페라프리마 부문(신인작가 작품) ‘위를 봐요’ ▦북&시즈 부문(농업ㆍ유기농ㆍ식품ㆍ생물다양성ㆍ기아 문제 등을 다룬 작품) ‘세상에서 제일 큰 케이크’가 영예를 안았다. 북&시즈는 2015 밀라노 엑스포를 기념해 올해 추가된 특별 부문이다. 이번 라가치상은 신설 북앤시즈 부문을 제외한 4개 부문에 48개국 1,000여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라가치상 전 부문에서 수상작을 쏟아낸 데서 드러나듯, 최근 10여 년 사이 한국 그림책의 성장은 눈부시다. 그러나 이는 뛰어난 작가들과 열정적인 편집자들이 고군분투해서 거둔 성과일 뿐, 국내 환경은 매우 척박하다. 최근에는 출판시장 불황 등으로 조건이 더 나빠지고 있어 쾌거에 무조건 기뻐하기만 할 상황이 아니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씨는 “한국의 그림책이 서구에 비해 역사가 짧고 사회적 인식이 낮은데도 단기간에 급성장한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애써 일군 성과가 사그라들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림책은 0세부터 100세까지 보는 책이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저마다 수많은 것들을 발견하고 즐길 수 있다. 라가치상만 해도 어른 독자까지 끌어안는 깊이 있는 그림책을 자주 선정하곤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어린이용, 학습용으로 여기는 시각이 대부분이어서 독자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씨는 “그림책은 계몽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어른들의 편견도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꺾는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라가치 수상을 계기로 그림책을 하나의 독립장르이자 예술품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그림책을 독립 코너로 운영하는 데 비해 국내 대형 서점들에는 그런 곳이 없다.

전세계가 한국 그림책을 높이 평가하고 주목하는데도 정작 국내에서는 제대접을 받지 못한다면 창작 그림책이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나와 역수입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이번 라가치 수상작 중 하나인 ‘나의 작은 인형상자’는 올해 1월 이탈리아에서 영어판으로 처음 선보였고, 한글판은 3월 첫 주에 나올 예정이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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