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메이웨더(38ㆍ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7ㆍ필리핀)의 맞대결 최종합의 키워드는 ‘사나이들의 대화’였다.
두 사람이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는 여론은 지난해 11월22일 파퀴아오가 크리스 알지에리(31ㆍ미국)에 승리한 이후 본격적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결전 가능성에 대해 수많은 예측과 전망이 거듭됐다. 2010년에도 맞대결을 공언했다가 메이웨더의 도핑 검사 요구로 무산된 전적이 있어 복싱팬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후 수 차례 대결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풍문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다. 미국 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와 밀워키 벅스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우연히 만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부터다. 언론이나 SNS를 통해 서로를 자극했던 두 선수는 이 자리에서 처음 만나 연락처를 교환했다. 이후 이들은 파퀴아오의 호텔방에서 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쇼타임 스포츠의 대표 스티븐 에스피노자는 이 만남에서 세기의 대결에 대한 ‘밀실 회담’이 이뤄진 것으로 추측했다. 에스피노자는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직접적인 대화로 그들 마음에 있던 모든 의심을 거두었을 것”이라며 “그 대화가 대결을 성사시키겠다는 약속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의 부추김이나 비평가들의 저울질, 팬들의 원성에서 벗어나 사람 대 사람으로 나눈 대화가 진가를 발휘한 셈이다.
날짜와 장소는 5월 2일,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로 정해졌다. 메이웨더는 2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세계가 기다려온 나와 파키아오의 대결이 올해 5월 2일 열린다. 나는 팬들에게 이 경기를 성사시키겠다고 약속했고 우리는 이를 지켜냈다. 역사를 쓰겠다. 절대 놓치지 말아 달라”고 전했다. 자신과 파퀴아오의 사인이 들어간 계약서 마지막 장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파퀴아오 역시 “메이웨더와 내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에게 경기를 보여줄 수 있게 되어 매우 행복하다. 그들은 충분히 오래 기다렸다”며 메이웨더의 공식 선언에 화답했다.
이번 대결의 승자는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복싱팬 모두가 인정하는 챔피언에 등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만큼 두 선수는 최고의 전적을 자랑한다. 57승 5패를 기록 중인 파퀴아오는 무려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의 영웅이다.
메이웨더는 47전 전승의 ‘무패 복서’로 유명하다. 1996년 프로에 입문한 이후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진 적이 없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는 나와 맞붙었던 47명의 선수가 실패한 것을 성공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는 ‘넘버48’이 될 것이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편 이들의 대전료는 총 2억5,000만 달러(2,7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싱 역사상 최고액이다. 이전까지는 메이웨더가 2013년 5월 로버트 게레로(미국)와의 경기에서 받은 5,000만 달러(546억원)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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