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과격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가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참수한 데 대해 콥트교의 한 지도자가 “이미 용서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전세계 기독교도가 IS의 집단 참수행위에 경악과 분노를 표출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콥트교 앙가엘로스 총주교는 20일 미국 CNN 인터뷰에서 “기독교도이자 성직자로서 나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용서의 길을 안내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총주교는 이어 “극악무도한 그들의 행위는 용서하지 않았지만, 참수한 사람들은 진심으로 용서한다”며 “용서하지 않으면 우리는 분노와 증오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고 세상은 폭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콥트교도들이 참수 위기에 닥쳤을 때를 회상하며 “그들이 안전하기를 기도했지만 그 순간(참수)이 닥쳤을 때 그들이 평화를 얻고 극복할 힘을 얻기를 기도했다”며 “그들은 희생됐지만 중동의 기독교도와 야지디족 등 위험에 처한 이들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IS가 콥트교도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면서 ‘콥트 십자군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려는 여성을 박해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앙가엘로스 총주교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폭력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들이 이것을 이유로 삼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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