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맨유에 동점골 2-1 팀 승리
한 시즌 다섯골 박지성 기록 넘을 듯
기성용(26ㆍ스완지시티)이 ‘예비 아빠’의 힘을 보여줬다. 민족 명절 설 연휴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시즌 5호 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은 22일 영국 웨일스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15시즌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30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8일 선덜랜드전에서 4호 골을 넣은 이후 2주일 만에 다시 득점포를 가동한 기성용은 한국 선수로 EPL 한 시즌 최다 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 EPL 무대에서 한 시즌 5골을 작성한 ‘태극전사’는 은퇴한 박지성(전 맨유ㆍ2006~07시즌, 2010~11시즌)이 유일하다. 기성용으로서는 남은 12경기에서 추가 득점에 성공하면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기성용은 ‘맨유 킬러’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8월 시즌 개막 경기에서 맨유를 상대로 골을 넣은 데 이어 이날 또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기성용은 팀의 패배를 막는 선수로도 자리매김했다. 기성용이 득점한 경기에서 스완지시티는 단 한 차례의 패배도 없이 4승1무의 성적표를 받았다.
기성용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늘은 우리에게 특별한 날이다. 감독님이 경기 시작 전에 맨유를 상대로 역사적인 더블(시즌 2승)을 이루자고 했다”면서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훌륭한 클럽 가운데 하나다. 우리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승리했다”고 기뻐했다. 이어 “강호를 꺾을 때는 특별한 느낌이 있다. 우리가 강한 상대를 꺾을 수 있는 팀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수비라인을 보호하고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을 일차적으로 수행했다.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격수처럼 최전방과 측면에 적극적으로 침투해 상대를 괴롭혔다.
개리 몽크(36) 스완지시티 감독은 기성용의 공격 본능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기성용은 예민한 공간 지각 능력, 섬세한 패스, 강력한 킥, 강인한 체력과 몸싸움 능력 등을 선보였다.
전반 28분 안데르 에레라(26)에게 선제골을 내준 스완지시티는 전반 30분 왼쪽 측면에서 존조 셸비(23)가 올려준 크로스를 기성용이 골 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살짝 방향을 바꿔놓는 재치 있는 슛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는 골을 넣은 뒤 엄지 손가락을 입에 무는 ‘젖병 세리머니’를 펼쳤다. 2013년 7월 배우 한혜진(34)과 결혼한 그는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렸다. 기성용은 “볼이 올 때 필사적으로 골을 넣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후반 3분에도 맨유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으려 했으나 다비드 데 헤아(25)에 가로막혔다.
스완지시티는 후반 28분 바페팀비 고미스(30)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개막전에서 맨유를 2-1로 물리친 스완지시티는 이번 시즌 맨유를 상대로 2전 전승을 거뒀다.
기성용이 90분을 모두 소화한 스완지시티는 시즌 10승 고지에 오르며 승점 37로 9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맨유(승점 47)는 아스널(승점 48)에 3위 자리를 내줬다.
기성용은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선정한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혔다. 이 매체는 기성용에게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을 줬다.
기성용은 “나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시즌이다. 스완지시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팀이 9위 안에 들어 클럽의 새 역사를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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