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월말 미국을 방문,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방침을 굳혔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미 의회 연설 성사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4월말~5월초 방미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별도로 미 의회에서 연설을 갖는 방향으로 미일 양국 정부가 합의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한 일본 총리는 요시다 시게루(1954년), 기시 노부스케(1957), 이케다 하야토(1961년) 등 3명으로 아베 총리의 연설이 성사되면 54년 만에 처음이자 역대 4번째가 된다.
아베 총리는 미 의회 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반성을 비롯, 패전 이후 평화국가의 길을 일관되게 걸어온 일본의 자세를 강조하고, 미일 양국이 전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헌해온 것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방미 기간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자위대와 미군과의 역할 분담을 결정하는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재개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미국측에 유리한 선물 보따리를 푸는 대신 미 의회 연설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는 특히 일본 역대 총리중 단 한명도 성사시키지 못한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미 연방하원의원들이 16일 아베 총리와 가진 면담에서 미 의회 연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며 아베 총리는 당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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