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7일 개봉했다. 아직 상영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용한데 흥행전선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인다. 4~6위를 오락가락하더니 설 대목에 3위로 올라섰다. 설을 겨냥해 극장가에 나선 최신작들의 흥행 성적이 무색한 뒷심이다. 설 연휴 극장가의 진정한 승자는 ‘국제시장’이라고 할만하다.
설 대목 흥행 1위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조선명탐정2’)이었다. 18~21일 165만2,213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모았다. 22일 추정 관객은 40만명 가량으로 연휴 동안 200만명 넘는 관객이 ‘조선명탐정2’를 찾았다. 2위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였다. 18~21일 107만2,532명을 포함, 22일까지 추정 관객은 약 137만명이다.
‘조선명탐정2’와 ‘킹스맨’의 각축 속에 ‘국제시장’의 뒷심이 빛났다. 19~21일 3위에 오르며 누적 관객(1,396만8,283명)이 1,400만에 육박했다. ‘명량’에 이어 역대 흥행 2위 영화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설 연휴 직전만 해도 ‘국제시장’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지난 14, 15일 ‘쎄시봉’과 ‘빅 히어로’ ‘도라에몽: 스탠바이 미’ 등에 밀려 일일 흥행 6위를 각각 기록했다. 설 연휴를 앞둔 16일 4위로 올라온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스크린 수에서도 ‘국제시장’의 저력이 드러난다. 21일 ‘국제시장’을 상영한 전국 스크린 수는 768개로 ‘킹스맨’(719개)보다 49곳이 많았다.
‘국제시장’의 설 대목 뒷심은 가족 단위 관객으로부터 비롯됐다. 30~40대 관객이 노년의 부모들과 극장을 찾은 결과다. ‘국제시장’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윤인호 홍보팀장은 “다른 흥행작에 비해 ‘국제시장’은 꾸준히 사랑을 받는 특이한 경우”라며 “명절엔 가족 단위 관객이 많아 더 주목 받을 것이라 기대했었다”고 밝혔다.
대진 운도 좋았다. ‘조선명탐정2’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한국영화가 없었다. 설 대목을 겨냥해 지난 5일 개봉한 ‘쎄시봉’의 부진이 호재로 작용했다. ‘국제시장’과 투자배급사(CJ엔터테인먼트)가 같은 ‘쎄시봉’은 선배격인 ‘국제시장’에 밀리며 연휴 내내 5위 자리에 머물렀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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