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배우 안보현(27)은 잘 나가는 패션모델이 그러하듯 배우 전업이라는 ‘빅 웨이브’(Big Wave)를 탔다.
지난 2007년 서울컬렉션으로 데뷔해 인기 모델로 패션무대를 누볐다. 모델로서 한정된 시공간에서의 제약은 연기에 대한 갈증만을 더했다. 안보현은 7년 간 정든 런웨이를 떠나 지난해 드라마 골든 크로스, 뻐꾸기 둥지, 마이 시크릿 호텔 등으로 연기의 재미를 맛봤다. 신인 배우에게 일과나 다름없는 오디션에 거듭 참여했고, 쓴 입맛을 다시며 꿈을 향한 끈기를 배웠다.
노력에 대답하듯 안보현은 데뷔 1년 만에 영화 주연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아이돌 가수 호야(인피니트)와 함께 스크린에도 도전한다. 영화 히야(감독 김지연)는 실수로 전과자가 된 형이 자신을 미워하는 동생을 가수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안보현은 형 이진상 역할을, 호야는 동생 이진호를 맡았다. 영화 제목 히야가 경상도 사투리로 형을 뜻하는데 안보현은 제 몫을 해야 했고, 그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오디션에 몰린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주연을 꿰찼다. 안보현은 “나 스스로도 운이 좋았다. 히야는 여느 오디션 때와 달리 인간적인 진심이 통했다. 감독님께 가능성을 보여줘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안보현과 호야는 이 영화에서 대구 사투리를 구사했다. 안보현은 부산이 고향으로, 핸디캡이라 여겼던 사투리 덕에 캐스팅에 ‘가산점’을 받은 셈이다. 안보현은 경상도 말에는 익숙하다 생각했지만 부산과 대구의 지리적 차이만큼 사투리도 달랐다. 때문에 대구 토박이 지인을 수배해 대사 전체를 녹음해 입에 붙도록 노력했다. 호야 역시 부산이 고향이라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는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대화하며 친해졌다.
안보현은 대학 후배이기도 한 김우빈 덕에 배우로 방향을 돌리는데 속도를 냈다. 대학교 과후배이기도 한 김우빈의 스타덤은 자극제가 됐다. 안보현은 “2년여 군복무를 하는 동안 김우빈이 배우로 급성장했더라. (김)우빈은 스타가 됐음에도 변함이 없다. 시사회 초대, 새해 인사도 꼬박 보내는 등 여전히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 동생이지만 본받을게 많은 친구다”고 설명했다.
안보현은 데뷔가 남달랐듯 과거도 이색적이다. 체육고교에 진학해 장래가 유망한 복싱선수였다. 64kg 웰터급으로 아마추어 복싱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육군 의장대에서 군복무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열에 참여하기도 했다. 안보현은 “체육고와 모델학과 대학 진학을 할 수 있던 데는 아버지의 배려가 있었다. 무척 엄격한 분인데 자식이 하고 싶은 일에는 반대가 없다. 부모님이 지원을 못해 많이 미안해하지만 이렇게 차근차근 꿈을 이루고 있으니 즐겁다”고 미소지었다.
이현아기자 lalala@hksp.krㆍ사진=골드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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