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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뱃돈은 8700원… 명절 스트레스는 한중일 공통

입력
2015.0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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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한중일… 설 풍경도 제각각

차례 지내는 풍습·설 기념 음식은 달라

새해인사와 세뱃돈 주고 받는 문화 닮아

한국과 중국, 일본의 설문화는 사뭇 다르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한국의 한 가족이 고향집에 도착하자 부모님이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과 중국, 일본의 설문화는 사뭇 다르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한국의 한 가족이 고향집에 도착하자 부모님이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중국·일본,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지만 마음까지 가까운 것은 아니다. 역사적 굴곡 탓이다. 세 나라 문화 역시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뜯어보면 다른 점이 많다. 설 문화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중국·일본 학생들을 만나 그 미묘한 차이점을 짚어봤다.

● 음력설 쇠는 韓中… 양력설 쇠는 日

새해 첫날인 설. 한국과 중국은 음력으로, 일본은 양력 기준으로 기념일을 즐긴다. 중국 한나라 시절 시작됐던 설 문화는 우리나라에 삼국시대 초기 넘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명절인 만큼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한해 농사 풍년과 가정의 평안을 구하는 의미의 명절이다.

일본의 설은 중국·한국과 다르다. 동아시아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양력으로 설을 지낸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때 서양의 양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음력설을 '구정(舊正)'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일제시대의 흔적이다. 당시 일제는 음력 설을 배척하고 양력 설을 지내도록 강요했다. 일본에서 음력 설은 평범한 날일 뿐이다.

2011년 중국 청양에서 춘절을 맞아 불꽃놀이 행사를 하는 모습. 박병수씨 제공
2011년 중국 청양에서 춘절을 맞아 불꽃놀이 행사를 하는 모습. 박병수씨 제공

● 차례 지내는 韓日… 폭죽 터뜨리는 中

설의 의미를 되새기는 방법 역시 세 나라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한다. 일본은 한국처럼 집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고, 가까운 '신사(신령을 모시는 곳)'를 찾는다.

중국은 차례를 지내는 대신 폭죽을 터뜨린다. 괴물을 쫓는다는 의미다. 중국인 유학생 이상(24·李爽)씨는 "몇 년 전만해도 자정 12시 전후로 모든 사람이 폭죽을 터뜨려대니 온통 화약 내음이었다"며 "하북 등 몇 개 지역은 정부가 폭죽을 규제해서 춘절 폭죽 소리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에서 출시한 '사이버 세뱃돈' 홍바오.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에서 출시한 '사이버 세뱃돈' 홍바오.

● 덕담과 함께 세뱃돈… 앱으로 주고 받기도

설에는 어른께 새해인사를 드리고, 덕담과 함께 세뱃돈을 받는 풍습이 있다. 우리나라가 복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것처럼, 중국에선 '홍바오'(붉은 봉투에 담아주는 세뱃돈)라는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세뱃돈을 준다. 일본에서도 새해를 상징하는 연이나 매화가 그려진 봉투에 돈을 넣어 준다.

날이 갈수록 세뱃돈 문화도 변화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서 선물하기 기능으로 '사이버 홍바오'를 보내는 게 유행이다. 중국인 쉬베이(22·??)씨는 "중국에선 세뱃돈의 액수보다 돈을 많이 벌라는 뜻의 덕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외국에 있다 보니 중국에 갈 수 없는 사정을 감안해 고모와 이모가 각각 50위안(약 8,770원), 5위안(약 870원)씩 세뱃돈을 보내주셨다" 고 말했다.

세 나라 모두 설에는 특별한 음식을 먹지만, 종류는 다르다. 왼쪽부터 한국에서 먹는 떡국, 중국의 만두, 일본의 오세치. 사진은 한국일보 자료사진 및 단지마나씨 제공
세 나라 모두 설에는 특별한 음식을 먹지만, 종류는 다르다. 왼쪽부터 한국에서 먹는 떡국, 중국의 만두, 일본의 오세치. 사진은 한국일보 자료사진 및 단지마나씨 제공

● 한중일 설음식은 떡국·만두·오세치

설 음식 문화 역시 다르다. 한국은 '떡국'을 주로 먹는다. 떡을 길게 늘여 만든 가래떡은 무병장수를 의미하고, 엽전모양으로 썰어 재복을 기원하기도 한다. 중국은 물만두인 '쟈우즈'를 먹는다. 만두 속으로 두부·대추 등을 넣고 땅콩을 곁들인다. 일본의 설 음식은 '오세치'다. 신에게 공양하던 음식으로 3~5단의 찬합에 무, 연근, 우엉, 새우 등 다양한 재료로 조리해 담아낸다.

한국에선 여성들이 명절음식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중국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여성과 남성이 함께 요리한다. 중국 유학생 주미(22·朱?)씨는 "평소 명절 때면 아버지가 요리를 하고 어머니는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여성들만 명절음식을 만드는 모습이 생소했다"면서 "한국 친구에게 중국인과 결혼하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향을 찾기 위해 벌이는 귀성전쟁은 세 나라가 비슷하다. 17일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열차를 타러 가고 있다. 20150217 서울역. 이정현 인턴기자(국민대 사법학과 3)
고향을 찾기 위해 벌이는 귀성전쟁은 세 나라가 비슷하다. 17일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열차를 타러 가고 있다. 20150217 서울역. 이정현 인턴기자(국민대 사법학과 3)

● 귀성전쟁·명절스트레스는 닮은 꼴

공통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향을 찾기 위해 벌이는 귀성전쟁은 세 나라가 비슷하다. 중국의 귀성전쟁은 해외토픽에 자주 오를 정도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예전보단 수월해졌다지만, 길고 긴 귀성행렬은 매년 되풀이된다. 중국 유학생 주미씨는 "평소 북경에서 고향 허창까지 일반 기차를 이용하면 10시간이 걸렸는데, 고속열차가 생기면서 3시간 30분이면 고향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명절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습도 닮았다. 중국 유학생 이상씨는 "최근엔 '콩구이주(恐?族·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고향에 가면 결혼은 언제 하느냐, 남자친구가 없느냐는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최근 설을 맞아 가족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본 유학생 단지 마나(22 ·丹治 万奈)씨는 "가족이 모두 모이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가족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설 연휴가 3일밖에 되지 않아 해외여행보다는 국내여행을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인턴기자 (국민대 중국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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