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찾은 팬택, 향후 전망은?
팬택이 한국계 미국 사모펀드에 팔리면서 휴대폰 사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인수업체는 팬택을 통해 중국, 인도 등 중저가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17일 법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 3 파산부는 팬택을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에 수의 계약 형태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법원 관계자는 “유일하게 인수 의향을 밝힌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에 매각을 결정했다”며 “다만 외국인 투자신고 등 절차상 문제로 매각 공고를 23, 24일쯤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팬택을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면서 향후 일정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이 이달 안에 계약금을 지급하는 대로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추후 채권단 포함 2차 관계인집회를 갖는다. 1차 관계인집회가 열린 지난해 12월5일 이후 4개월 안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절차는 3월 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원밸류에셋측에서 팬택 인수를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한다”며 “다음 달에 팬택 인수가 끝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차장과 쇼핑몰 건설 등 부동산을 개발하는 원밸류에셋은 팬택 을 통해 중국과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원밸류에셋은 최근 인수 의사를 밝힌 보도자료에서 “팬택 인수 이후 중국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인도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각 결정에 대해 팬택도 긍정적 분위기다. 원밸류에셋이 3년간 임직원 고용 보장, 불가피하게 퇴사한 직원들의 재입사, 유상증자 비율의 10%를 직원들에게 우리 사주나 무상으로 분배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팬택 관계자는 “일단 회사가 없어지는 극한 상황에선 벗어났다”며 “하루빨리 정상화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991년 토종 벤처 기업으로 출발한 팬택은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7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세계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바뀔 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경쟁에서 밀려났고, 무리하게 해외 사업을 확장하면서 자금 부족까지 겹쳐 위기를 맞게 됐다. 이후 두 차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끝에 지난해 9월 인수합병(M&A) 공고를 내고 매각을 추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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