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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김기춘' 장고 거듭

입력
2015.02.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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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 사의… 교체는 설 이후로 친박 2명 입각 친정체제 굳혀

국정쇄신 여론 일부 수용 불구 국면 전환 성공할지는 미지수

홍용표 / 유일호 / 유기준 / 임종룡
홍용표 / 유일호 / 유기준 / 임종룡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통일부ㆍ해양수산부ㆍ국토해양부ㆍ금융위원회 등 4개 부처ㆍ기관에 대한 개각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는 또 박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의를 수용한 사실을 전격 공개해 설 연휴 이후 비서실장 교체를 공식화했다. 청와대가 국민의 국정쇄신 여론을 일부 수용한 조치이나, 개각 폭이 크지 않은 데다 김 비서실장 후임 인선이 완료되지 않아 이번 인사로 청와대가 즉각 국면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개각에서 통일부 장관에는 대학 교수 출신인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이 발탁됐고, 국토교통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재선인 유일호 의원과 3선인 유기준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각각 지명됐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에는 경제관료 출신인 임종룡 농협금융지주회장이 내정됐다.

이로써 이완구 국무총리가 16일 임명된 데 이어 박근혜 정부 3년차 국정을 이끌 새 내각 진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새 내각에는 (범)친박계 의원 5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의 여당 의원이 포진하게 돼 의원내각제 성격을 띈 박 대통령 친정체제가 강화됐다. 내각이 경제혁신과 공공부문 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를 강하게 추진할 힘을 확보하게 된 반면 상당수 국무원들이 20대 총선 출마를 위해 내년 1월까지 사퇴하게 되는 만큼 '시한부 내각'의 한계도 지니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개혁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이 총리가 풍부한 경륜과 리더십으로 잘해나가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해 새 내각에 힘을 실어 주었다.

비서실장과 정무특보 등 청와대 후속 인사는 설 이후로 연기됐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 비서실장은 그간 몇 차례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민심 악화를 우려한 청와대가 김 비서실장 거취 논란을 뒤늦게 정리한 것이다. 윤 수석은 "후임 실장은 설 연휴 이후 적절한 시일을 택해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 인선을 놓고 고심 중임을 시사했다. 청와대가 차기 비서실장으로 국민의 눈 높이에 맞는 인물을 발탁하지 못하면 인적쇄신 논란이 가열될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은 이날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께서 국민이 원하는 훌륭한 비서실장을 모시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모습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과감한 쇄신'을 요구한 유승민 원내대표는 "설 연휴 청와대 개편까지 보고 말씀 드리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한심한 인사"라고 평가절하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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