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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쓴 편지]

입력
2015.02.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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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보 제3호는 서울 북한산 꼭대기 비봉(碑峰)에 있다. 해발 556m 바위산 정상에 자리한 신라진흥왕순수비가 그것이다. 정확히 말해 원래의 순수비는 1972년 보존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고 이 자리에는 크기가 약간 작은 복제품이 대신하고 있다. 조선 건국에 일조했던 무학대사의 비라고 전해졌던 이 비석은 조선 순조 때인 1816년, 추사(秋史) 김정희가 북한산 승가사에 올라 이끼와 때를 벗겨낸 후에야 비로소 제 이름을 찾았다. 서기 500년대, 신라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개척한 진흥왕이 한강 유역을 정벌한 후 세운 순수(巡狩)비는 이곳을 비롯해 경남 창녕과 함남 황초령 마운령 등 전국 4곳에 이른다. 여명의 순간, 밝아오는 세상을 굽어보는 북한산 순수비에서 옛 선조의 기상과 삼국통일에의 의지가 읽혀진다.

을미년 설을 앞둔 해 뜨는 아침, 신라진흥왕순수비가 북한산 비봉에 우뚝 서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을미년 설을 앞둔 해 뜨는 아침, 신라진흥왕순수비가 북한산 비봉에 우뚝 서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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