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최백호 ‘길 위에서’, 3년 만에 음원차트 등장
가수 최백호의 ‘길 위에서’가 발표한 지 3년 만에 음원 차트에 다시 등장했다. 2012년 최백호의 앨범 ‘다시 길 위에서’에 수록된 이 곡은 16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실시간 음원 순위에서 2위까지 치솟을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3년 전 발표한 노래가 뒤늦게 차트에 오르게 된 건 15일 종영한 KBS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 이 곡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마지막 회였던 이날 방송에선 시한부 인생을 살던 주인공 차순봉(유동근)이 이 곡을 불러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하고 삶의 최후를 맞은 아버지의 심경과 노랫말이 극적인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40%를 넘나드는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도 이 곡의 인기에 한몫 했다.
“긴 꿈이었을까 / 저 아득한 세월이 / 거친 바람 속을 / 참 오래도 걸었네”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나를 떠나는 시간과 / 조용히 악수를 해야지 / 떠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면 / 이 밤 마지막 술잔에 입술을 맞추리 / 긴 꿈이었을까 어디만큼 왔는지 / 문을 열고 서니 찬 바람만 스쳐가네”로 끝이 난다.
서정적인 선율에 시간의 무상함과 존재에 대한 연민을 함축한 가사를 얹은 ‘길 위에서’는 최백호가 재즈와 월드뮤직의 화법을 적극 수용해 발표한 앨범 ‘다시 길 위에서’의 타이틀 곡이다. 작곡은 가수 싸이의 밴드에서 건반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익이 했고, 시적인 가사는 이 앨범을 제작한 이주엽 JNH 대표가 썼다. 이 대표는 재즈 가수 말로의 ‘벚꽃 지다’의 가사를 쓰기도 했다. 최백호의 이 앨범은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등 3개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완성도를 인정 받았다.
‘길 위에서’가 드라마를 통해 인기를 끌기에 앞서 소설가 박범신은 이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9일부터 작품 연재를 시작했다. 제목은 노래 소절에서 따온 ‘꽃잎보다 붉던’으로 출판사 ‘문학동네’ 웹 채널을 통해 연재 중이다. 단행본으론 10월 출간할 예정이다. 박범신은 연재를 시작하기 전 올린 글에서 “물이 되어 끝없이 흘러가는 꿈, 소실점을 향해 부드럽게 흘러가는 강물, 당신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밝혔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최백호의 ‘길 위에서’ 뮤직비디오
KBS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유동근이 ‘길 위에서’를 부르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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