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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따르는 한전 비리, 뿌리 뽑을 대책 강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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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따르는 한전 비리, 뿌리 뽑을 대책 강구하라

입력
2015.02.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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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전산입찰시스템이 10년간 133건이나 조작돼 2,700억 원 규모의 공사가 특정 업체에 불법 낙찰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검 특수부는 전기공사 입찰시스템 서버를 조작해 특정 업체가 공사를 따내도록 해주고 134억 원의 수수료를 챙긴 한전KDN의 협력업체 전ㆍ현직 직원 등 6명을 구속 기소했다.

이들의 범행 수법은 충격적이다. 한전 입찰시스템을 맡아 관리하는 자회사인 한전KDN의 협력 업체 직원이라는 점을 이용해 2005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한전 전산시스템에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낙찰가를 알아내거나 조작해 특정 업체들이 낙찰 받도록 해 주고 공사대금의 1~10%씩 수수료를 받았다. 또 한전KDN과의 계약 만료로 더 이상 근무할 수 없게 되면 후임자를 물색해 비리수법을 전수해 주며 범행을 이어갔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건 이런 행태가 약 10년간 계속됐는데도 한전 내부나 자회사의 통제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전이 발주하는 전기공사는 대개 규모도 크고 마진이 좋아 입찰 경쟁률이 수 천대 1까지 치솟는다. 그런데 몇몇 업체들이 공사를 독식하고 있다면 응당 점검했어야 하지만 한전이나 자회사 모두 뒷짐지고 있었다. 사실상 협력업체 직원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입찰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도록 방치한 셈이다. 한전 측은 조작 상황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전혀 믿기지 않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터무니 없는 관리부실 책임까지 면책될 수 없다.

한전은 자산규모만 100조가 넘고 임직원도 2만 명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이다. 자회사 10여 개와 전국에 200여 개 지사를 거느리고 있고, 납품 업체는 수천 곳에 달한다. 공사 발주와 관련해 비리소지가 높은 조직이어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이달 초에도 한전과 한전KDN임직원 10명이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3억 원대의 뇌물을 받아 구속됐다. 임직원부터 악취가 진동하고 있으니 업무를 위탁 받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청렴하기를 기대하는 건 애당초 무리일 것이다.

검찰은 이번 입찰조작과 관련해 한전 내 모든 자회사로 수사를 확대, 입찰비리를 뿌리뽑아야 한다. 정부도 한전이 내부통제시스템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 마땅하다.‘복마전 한전’이라는 오명을 방치하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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