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60) SK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식 당시와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진행 중인 지금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때만 하더라도 에이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주축 선수들이 많아 전력 누수 걱정이 컸다. 그러나 김광현이 오랜 꿈을 잠시 미루고, 내부 FA 5명 모두가 잔류하면서 큰 힘을 얻었다.
당초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세웠던 김 감독은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류중일 삼성 감독을 비롯한 경쟁 팀 사령탑들도 SK를 우승 후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17일 만난 김 감독은 “부담이 있지만 기대감도 상당히 있다”며 “더 좋은 경기력을 끌어내기 위해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감독이 건강해야 팀도 건강해진다”고 밝혔다.
그는 캠프 분위기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1차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체력을 끌어올렸고, 팀 정체성도 좋아졌다. 투수 쪽에서는 (군 복무를 마친) 정우람이 경기 감각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타자 쪽은 오른손 거포가 절실했는데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이 가세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대권을 향한 과제로 김광현의 200이닝과 포수 정상호의 20홈런을 꼽았다. 그는 “200이닝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선수 본인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목표로 세운 만큼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상 없이 등판하는 매 경기마다 긴 이닝을 버티는 것이 진정한 에이스다. 또 8번에서 정상호가 홈런 20개를 쳐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 메릴 켈리, 타자 브라운에 대해서는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힘들었는데 올 시즌에는 세 명 모두 기량이 안정적”이라며 “투수는 일관성이 중요한데 밴와트와 켈리는 안정된 제구력을 갖추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지난 시즌 꿈의 ‘4할 타율’에 도전했던 포수 이재원을 6번 지명타자로 구상한 것과 관련해서는 “주전 포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선수 본인과 감독의 뜻이 상충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팀 전력을 봤을 때 이재원이 그 자리에 들어가야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차 캠프와 3월 시범경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선수들의 기량, 작전 수행 능력, 경기 감각 등을 점검하겠다”면서 “다른 팀을 의식하지 않고 SK 만의 시스템 야구를 통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키나와=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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