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된 용의자는 오마르 엘 후세인, 범죄단체 연루... 2주 전에 출소
"테러조직 선동에 고무됐을 수도" 현지 경찰, 자생적 테러에 무게
범행 도운 2명 체포돼 조사 중, IS와 접촉 가능성 등 전방위 수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벌어진 연쇄총격 테러가 사회 부적응자인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소행인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테러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15일 경찰에 의해 사살된 남성이 덴마크에서 나고 자랐지만 중동 이민자 집안의 출신으로 과거 살인 미수와 폭력 등 각종 강력사건에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코펜하겐 경찰은 15일 성명을 내고 경찰에 의해 사살된 테러 용의자는 “덴마크 태생의 22세 남성으로 범죄단체에 연루돼 폭력과 무기소지 위반 등 몇 차례의 전과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용의자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덴마크 현지방송인 ‘TV2 뉴스’는 용의자의 이름이 ‘오마르 압델 하미드 엘 후세인’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폭행죄로 복역하다가 2주전쯤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송은 또 코펜하겐 경찰이 2013년 11월에 통근열차 안에서 사람을 칼로 찌르고 도망쳐 전국에 수배를 내렸던 범인의 이름이 이 용의자와 같다고 전했다. 당시 경찰은 해당 범인에 대해 “상당히 위험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이어 이번에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나 덴마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인물이 테러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유럽 사회의 충격은 한층 커졌다. IS의 자극적 선전이 체제부적응자들에게 호소력이 있음이 증명된 만큼 또 다른 유사 테러가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현지 경찰은 이번 테러가 IS의 직접적 개입 가능성보다는 용의자의 단독범행 쪽으로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옌스 마드센 코펜하겐 보안정보국(PET)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용의자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 “IS와 다른 테러조직들의 전투적 이슬람 정치 선동에 고무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마드센 국장은 용의자가 실제 IS와 접촉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IS의 주요 활동지역인 시리아와 이라크 등을 방문했는지를 조사하는 한편 코펜하겐 이외 지역들로도 수색 범위를 넓혀 사건 연루 세력이 있는지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14일 코펜하겐 크루트퇸덴 문화센터 총격 때 사용한 자동소총을 발견하고 범행을 전후한 시점의 행적과 무기 취득 과정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용의자가 사살된 노레브로 지역 주변의 인터넷 카페를 덮쳐 용의자의 범행을 도운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성명에서 “이들은 두 차례에 걸친 총격 사건 용의자의 범행을 지원하고 방조한 혐의”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쇄총격 테러 사건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핀 노에르가드(55)와 유대계 주민인 단 우잔(37) 등 2명이 숨지자 사건 장소에 시민들의 헌화가 이어지는 등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이날 코펜하겐의 유대교 회당을 방문해 총격테러 희생자를 조문한 후 “유대교 사회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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