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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대세는 무슨 일이 커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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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대세는 무슨 일이 커져 버렸다"

입력
2015.02.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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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돌보고 게임하고 코트 밖 반전 모습에 인기

예능 고정 프로만 3개

"22년 선수생활에 대한 보너스"

"방송과 농구 중 뭐가 더 힘드냐"는 질문에 서장훈은 "몇 시간씩 프로그램을 촬영하지만 농구에 비하면 힘들지 않다"며 "20여년 간 훈련 받고 연습하고 쉬는 날 없이 내 전부를 바쳤던 농구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주빈 인턴기자(서강대학교 중국문화과 4)
"방송과 농구 중 뭐가 더 힘드냐"는 질문에 서장훈은 "몇 시간씩 프로그램을 촬영하지만 농구에 비하면 힘들지 않다"며 "20여년 간 훈련 받고 연습하고 쉬는 날 없이 내 전부를 바쳤던 농구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주빈 인턴기자(서강대학교 중국문화과 4)

“일이 커져서 아마추어 방송인이 됐지만, 돌아갈 곳은 농구코트죠.”

프로 농구 15시즌을 뛰며 역대 최다 득점(1만3,231점)을 기록한 ‘국보급 센터’ 서장훈(42)이 예능 대세라니. 이럴 줄 자기 자신도 상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어유~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그럴 리가 없죠.”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장훈은 시종일관 부정적이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우연치 않게 방송을 하게 됐고, 점점 일이 커지고 있는 것 뿐”이란다. 그러면서 “늘 봐왔던 프로 예능인들 사이에서 제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니 시청자들에겐 신선하게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장훈은 2013년 3월 선수 생활을 은퇴한 이후 1년여 만에 MBC ‘사남일녀’에서 예능인으로 변신했다. 그러더니 MBC ‘일밤-애니멀즈’와 ‘세바퀴’, Mnet ‘야만TV’ 등 고정 예능 프로그램만 벌써 3개다.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종편 할 것 없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MBC '세바퀴'에서 보조 진행자로 나선 서장훈이 개그우먼 안영미의 애교에 활짝 웃고 있다. MBC 제공
MBC '세바퀴'에서 보조 진행자로 나선 서장훈이 개그우먼 안영미의 애교에 활짝 웃고 있다. MBC 제공

예능 PD들은 그의 매력으로 “참신함과 의외성”을 꼽는다. 현역 시절 심판이나 상대 선수와 자주 부딪치며 코트의 반항아로 불리던 그가 앞치마를 두른 채 강아지를 돌보고(‘일밤-애니멀즈’), 207㎝ 거구에 쫄쫄이 의상을 입고 게임을 벌이는 모습(MBC ‘무한도전’)은 즐거운 반전이었다. ‘사남일녀’에서 김구라 이하늬 김민종 김재원 등과 지방 곳곳을 돌며 시골의 어르신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모습도 반항아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죽하면 농구 선수 서장훈의 안티 팬들조차 예능인 서장훈의 팬이 되었다고 할까.

하지만 반전의 흥미 아래에 있는 서장훈의 진짜 매력은 직설적이다 싶은 솔직함이다. 투덜이 별명을 안겨준 그의 직설은 인터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제2의 강호동’이 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는 말에 그는 말을 잘랐다. “대세요? 이러다가 말 것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강호동 형님은 천재라고 생각해요. 씨름계와 방송계를 평정한 인물인데 전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은 일이잖아요. 아무나 그렇게 될 수는 없고요. 저야 조금 반응이 있는 것뿐이죠.”

초미의 관심사인 ‘무한도전 영입설’에 대해서도 “무한도전은 내가 낄 자리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무한도전’이 최근에 방송한 ‘거인의 유혹’ ‘나홀로 집에’ 등 특집 편에 잇따라 등장해 무한도전 제2의 멤버로 불렸다. 설 특집으로 선보일 ‘무도 큰잔치’까지 녹화를 마친 상태다. “‘무한도전’은 초창기 때부터 봐왔고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와 10여년 간 알고 지낸 친한 사이여서 거절하지 못하고 도우미 개념으로 출연한 겁니다. 그러나 저도 압니다. ‘무한도전’은 제가 낄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요.”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에게 멤버로 제의가 들어온다면 어떤 마음일까. “말도 안 되는 얘기예요. 제 역량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제의요? 안 온다니까요. (손사래를 치며) 제의가 들어올 일이 없어요!”

‘무한도전’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친 그는 농구 복귀에 대해선 미련을 보였다. 1990년대 연세대에서 함께 뛰며 코트를 점령했던 이상민 삼성 썬더스 감독으로부터 코치 제안을 받았다는 설도 돌았다. “은퇴하고 얼마 되지 않아 상민이 형한테 연락이 왔었어요. 하지만 당분간은 쉬고 싶다는 생각에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곳이에요. 무엇이 되든지 농구계로 돌아가 기여하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방송을 하겠다는 계획은 전혀 없어요. 상황이 이렇게 흘러왔으니까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는 것이지요. 선수생활을 마감하면서 꿈을 꿀 수 없게 됐어요. 지금의 아마추어 방송인이라는 타이틀은 그냥 덤이라고 봅니다. 22년 간 열심히 선수생활을 한 저에게 온 보너스가 아닐까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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