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일부 증언번복이 사실 못 바꿔" 신씨 "굴복 없이 북한 인권운동 계속"

북한 정치범 수용소와 관련한 증언이 담긴 자서전 내용을 일부 번복해 논란을 빚은 탈북자 신동혁씨 측이 핵심 내용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신씨도 북한 인권운동을 계속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15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신씨의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의 저자인 미국 언론인 블레인 하든은 새로 편집한 책에 실릴 서문에서 “신씨가 수용소에서 당한 고문을 사실대로 설명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 일부 얘기를 바꾸고 생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라우마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전혀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북한 인권상황을 증언해 온 신씨는 당초 자서전에서 ‘13세 때 수용소를 탈출했다가 다시 잡힌 뒤 고문을 당했다’고 기술했으나 최근 ‘20세 때의 일이었고, 특히 탈출을 계획하던 어머니와 형을 감시자들에게 고발했던 일은 14호 수용소가 아닌 인근의 18호 수용소에서 있었던 사건’이라고 번복해 논란에 휩싸였다.
히든은 “일부 증언이 번복됐다고 해서 그가 고문당한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자서전의 큰 줄거리는 그대로 유지되고, 논란이 되는 오류도 시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씨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요한 것은 그날이 올 때까지 내가 중단하지도, 굴복하지도 않을 것임을 북한 정권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증언 번복 파문 이후 제기된 인권운동 중단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신씨는 인권운동 재개 의지를 다지면서도 “내 최대 실수 가운데 하나는 무시무시한 과거의 구체적인 사실들을 숨기고 그 일부를 비밀로 해둔 것”이라며 자신의 증언에 오류가 있었음을 거듭 시인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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