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시리즈 ‘옥토퍼시’에서 악당으로 연기했던 프랑스 배우 루이 주르당이 노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93세.
주르당의 공식 전기 작가 올리비에 민은 “주르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스 자택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는 이어 “주르당은 프랑스의 우아함을 구현했으며 할리우드는 그에게 적합한 역할을 줬다”고 말했다.
주르당은 수십 년간 배우로 활동 하면서 프랭크 시내트라, 그레이스 켈리, 셜리 매클레인 등 스타들과 다수의 영화 및 TV시리즈에 출연했다. 1958년 뮤지컬 ‘지지’(Gigi)로 오스카상을 받았고, 1983년 ‘007 옥토퍼시’에서 악당 역할을 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그는 “내가 출연한 작품을 본 적이 없다”고 밝히는가 하면 자신을 할리우드의 ‘상투적인 프랑스식 표현(French cliche)’이라고 언급해 화제가 됐다. 그는 당시 헐리우드의 전형적인 고정 배역 관습에 대해 “여기 할리우드에서는 프랑스 억양만 있으면 자동으로 연인 역할을 맡긴다”며 “아가씨 귀에 사랑이나 속삭이고 싶진 않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1985년에도 극장판 뮤지컬 ‘지지’의 무대에 오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던 그는 할리우드가 만들어낸 파리지앵의 이미지에 평생 순응하며 산 것에 회한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