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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 취임 이완구, 눈 앞엔 과제 '산적'

입력
2015.02.1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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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총리 위상 확보 시급…당정청 조율사 역할수행 주목

공직기강 쇄신· 국정성과 도출 과제…인준과정 '치명상' 회복 미지수

이완구 국무총리. 연합뉴스
이완구 국무총리. 연합뉴스

이완구 국무총리가 각종 논란과 진통 끝에 박근혜 정부의 제2대 총리로 취임하게 됐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총리는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직사회 혁신, 노동시장 구조조정 등 현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할 책무를 맡게 됐다.

해결해야할 숙제는 결코 만만치 않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커다란 정치적 상처를 입은 이 총리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내각통할 '책임총리' 위상 확보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완된 내각 전반에 대해 총리로서 리더십을 확보하는 일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물러날 예정이던 정홍원 전 총리가 우여곡절 끝에 유임된 이후로 총리의 위상과 내각 장악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말부터는 개각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벌써 수개월째 공직사회의 동요가 이어지고 있다.

새 총리의 첫 번째 임무가 내각 통할과 부처 간 업무조율임을 감안하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인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 총리가 '책임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총리로서의 장관 제청권 등 권한을 확실하게 행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 총리도 청문회 과정에서 청와대에서 총리의 장관 제청권을 형식적으로 행사하게 할 경우 "총리를 그만 두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역시 후속 개각과 청와대 인적쇄신의 시간표를 총리 인준 이후로 연동시키며 총리의 권한을 보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총리가 오랜 관료생활과 도지사 경험 등을 통해 쌓은 풍부한 행정경험은 총리로서 내각을 장악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청 정책조율 기능 회복 = 최근 연이은 당정청의 불협화음이 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정책조율 기능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도 이 총리에게 맡겨진 중요 과제다.

연말정산과 건강보험료 개편 백지화 논란이 연말연시 정국을 뒤흔든 데 이어 최근에는 '증세없는 복지'를 두고 당청이 대립 양상까지 빚으며 정부의 국정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지금은 소강국면이지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선출 이후 당청 간 긴장기류는 한층 뚜렷해지고 있어 이 같은 문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내각과 청와대는 정책협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하기로 했고, 여당과 청와대도 당정청이 하나가 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친박 실세이자 여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 총리가 청와대와 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거의 열리지 않고 있는 고위 당정청회의도 이 총리 취임을 계기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서 고위 당정청회의의 활성화를 요구해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

경제부총리·사회부총리와 총리 간 3자 협의체 역시 내각 내 의사소통과 정책조율의 창구로서 한층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공직기강 쇄신 = 청와대와 내각의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책조율 기능뿐 아니라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연말 터져나온 청와대 문건유출 파문과 이에 따른 국정개입 의혹은 무너진 공직기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이 과정에서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에 공개적으로 '항명'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세월호 사태 이후 부패척결과 국가대혁신이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총리는 지명 직후 기자회견에서 "무너진 국가기강을 어떻게 바로잡느냐에 따라 경제살리기 등 대통령이 추구하는 개혁과제가 동력을 받을 수 있다"며 "공직자가 소통에 앞장서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공직 기강이 바로서지 않고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경제활성화·개혁과제 가시적 성과 도출 = 이들 과제의 공통 목표는 경제활성화와 각종 개혁과제 추진 등 국정성과 도출로 요약된다.

이 총리는 "내각을 통할하는 입장에서 경제살리기에 온몸을 바치겠다"며 "이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총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통령도 지난해부터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강도높게 추진중으로, 올해는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30대 주요 경제활성화법 중 아직 국회에 계류중인 12개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고 있다.

이 총리로서는 내각과 함께 국회를 상대로 경제활성화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데 주력해야할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으로, 이 총리 역시 "야당을 존중하고 국정의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총리가 여당 원내대표 시절 야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던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공직사회 혁신, 노동시장 구조조정 등 각종 개혁과제도 중요 국정현안이다.

특히 이들 과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인 만큼 화합과 소통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인준과정 '치명상' 회복여부 미지수 = 하지만 이 총리가 직면한 최대 난제는 인준 과정에서 입은 엄청난 상처에서 회복하는 일이다.

애초 이 총리가 지명됐을 때만 해도 '준비된 총리'라는 평가와 함께, 무난한 인준은 물론 '책임총리'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지명 직후 본인과 차남의 병역 문제, 재산형성 과정, 논문표절 등 의혹이 잇따라 터져나왔고, 청문회 직전에는 '언론외압' 녹취록까지 공개되며 민심이 급속히 악화됐다.

국정비전과 총리로서의 역량을 검증받는 정책 청문회를 하겠다던 이 총리측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고, 이 총리는 청문회장에서 거듭 고개를 숙여야 했다.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이 총리의 향후 행보도 다소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로 쏠린 국정운영의 무게중심에도 큰 변화가 없는 동시에, 이 총리가 '책임총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도 한동안 남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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