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DP 성장률 최하위권
중국 최대 유전인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유전은 올해 130만톤을 감산한다. 이로 인한 세수 감소액은 60억위안(약 1조500억)에 달할 전망이다. 헤이룽장성의 석탄 기업인 룽메이(龍煤)도 지난해 50억위안(약 8,7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직원은 24만명이나 된다.
북한과 접한 중국 동북 지역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신중국 공업의 요람으로 불렸던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이른바 ‘둥베이(東北) 3성’의 경제가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신(新) 둥베이 현상’이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랴오닝성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8%에 그쳤다. 이는 당초 목표치인 9%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헤이룽장성도 5.6%로, 목표치인 8.5% 안팎에 크게 못 미쳤다. 지린성도 6.5%에 머무르며 목표치인 8% 안팎을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러한 둥베이 3성의 2014년 GDP 성장률 성적은 중국의 31개 성(省) 가운데 최하위 다섯 손가락에 포함된 것이다.
이는 중국 경제가 고속성장 시대를 끝내고 중속 성장 시대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24년 만에 가장 낮은 7.4%에 그쳤다. 중국의 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이를 새로운 정상 상태란 뜻의 ‘신창타이(新常態) 경제’라고 부르고 있다. 경제 성장의 양이나 속도보단 질과 효율을 더 중시하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 설명이나, 이에 따른 경제의 충격도 작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철강 석유 석탄 화공 조선 자동차 항공기 등 중공업 관련 기업들과 이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큰 둥베이 3성은 이러한 변화의 삭풍을 온 몸으로 맞고 있다. 일각에선 둥베이 경제 붕괴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사실 ‘둥베이 현상’은 처음 나온 말이 아니다. 1990년대 계획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될 때 이에 적응하지 못한 둥베이 3성의 일부 기업들이 문을 닫고 실업자가 늘어남에 따라 ‘둥베이 현상’이란 용어가 사용된 바 있다. 이에 중국 중앙정부는 2003년부터 10여년간 낙후한 둥베이 지역의 경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둥베이 진흥 전략을 펴 왔다. 이런 둥베이 현상과 구별하기 위해 신창타이 경제 이후 둥베이 지역의 새로운 문제에 대해선 ‘신 둥베이 현상’이란 말을 붙이고 있다.
중국은 신둥베이현상을 창조와 혁신, 소비 진작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화통신은 16일 “지난해 둥베이 3성의 GDP 성장률이 저조했던 것은 사실이나 지난해 이 곳의 도시 주민 수입은 모두 8%대로 늘어났고 농촌 주민 수입은 최대 11.6% 증가한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3차 산업 비중을 늘리고 기술 혁신 등을 통해 공업 4.0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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