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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대게, 이렇게 씨가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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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대게, 이렇게 씨가 말랐다

입력
2015.02.1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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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불법조업이 직업인 불량어민들

구룡포 인근 어선 7척, 암컷ㆍ체장미달 대게 200만 마리 불법포획

금어기에도 출어… 어선 들어 올 땐 외지차량 불법 검문도

보증금까지 낸 도매상ㆍ선주ㆍ선장 등 8명 구속ㆍ41명 불구속

경북 포항시 구룡포 일대 일부 어민들이 포획이 금지된 암컷대게(빵게)와 체장미달(9㎝ 미만) 대게만 전문적으로 잡다가 무더기로 덜미를 잡혔다. 이들이 지난 1년간 불법 어획량은 200만 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지난 1년간 경북 동해안 연안에서 암컷대게와 체장미달 대게를 불법으로 포획, 도매상 등을 통해 유통한 혐의(수산자원관리법 위반)로 선주 박모(45)씨 등 51명을 적발, 박씨 등 8명을 구속하고 41명을 불구속하는 한편 달아난 선장 2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 중에는 포항지역 대게 판매점 2곳도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포항시 구룡포 인근 작은 어항을 거점으로 암컷대게 등을 불법으로 잡은 뒤 도매상을 통해 포항 울산 대구 등지에 유통시켰다.

경찰이 수 개월간 잠복하며 확인한 물량만 암컷대게 10만마리, 체장미달 대게 3만5,000마리다. 선주들은 1마리당 암컷은 700원, 체장미달은 1,500원선에 도매상에 넘겼고,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에게는 1마리당 암컷 2,000원, 체장미달 4,000원에 팔렸다.

이들은 금어기(6~10월)를 제외한 6개월간 매달 평균 18일 정도 조업을 하며 1척 당 1회 2,300마리 가량 잡았다고 진술했다. 금어기에도 출어한 적이 있다는 점에 비춰 7척이 불법으로 잡은 대게는 170만 마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암컷대게 한 마리는 한번에 3만~5만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이 부화해 성체가 되는 비율이 1%로 가정해도 1마리를 잡으면 300~500마리의 대게자원이 사라지게 하는 셈이다.

이번에 적발된 선주들은 대부분 선주경력 1~2년으로, 지난 1년간 수협 위판실적이 거의 없는 점에 비춰 오로지 대게 불법조업을 목적으로 어선을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불법 조업이 있는 날에는 미리 도매상들에게 연락해 냉동탑차에 실었다. 이 시간 동안에는 포구로 연결된 도로를 차량으로 가로막은 뒤 출입차량에 대해 일일이 신원을 확인하고 통과시키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했다. 일부 도매상들은 이들로부터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7,000만원의 보증금을 미리 건넸다.

경찰은 단순 포획(1,000만원 이하 벌금)보다 형량이 높은 포획 및 판매혐의(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주로 경주시 감포 앞바다에서 주로 불법조업을 했지만, 간혹 영덕 연안에도 출어한 기록이 남아 있다”며 “대게 자원 보호를 위해 불법포획은 물론 유통 판매사범들도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게 어획량은 2006년 3,235톤, 2007년 4,817톤이던 것이 2008년(3,019톤)부터 줄기 시작해 지난해는 1,247톤으로 급감했다. 이는 2007년 홍게 수출이 6개월간 금지되면서 연안 자망(그물의 한 종류) 어선보다 어획력이 10배 이상인 통발어선들이 연안에 진출, 대게를 싹쓸이한 데다 암컷 대게와 체장미달 대게에 대한 불법조업도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북 동해안 한 대게 판매상은 “요즘은 대게 물량이 많이 줄어 5, 6년 전보다 2배 이상 올랐다”며 “보통 5월에도 대게가 잡혔는데, 지난해부터는 4월 말부터 들어오는 물량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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