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4국
백 안성준 5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12 중앙에서 뜻밖의 패싸움이 벌어져 눈 깜빡할 사이에 엄청나게 큰 바꿔치기가 이뤄졌다. 대충 따져 봐도 흑이 크게 이득을 봤다. 이제 남은 승부의 변수는 하변 흑돌의 사활이다. 이 돌까지 살면 물론 흑승이지만 반대로 백이 잡는다면 아직도 백이 유리하다.
마지막 순간에 안성준이 또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3, 5로 궁도를 넓히자 6으로 치중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7 때 8로 바로 막은 게 경솔했다. 이동훈이 얼른 9로 단수 쳐서 다시 하변에서 큰 패싸움이 벌어졌다.
실은 이 장면에서 참고1도 1로 두는 기막힌 묘수가 있었다. 2, 4 때 5가 선수여서 7로 간단히 잡힌다. 안성준이 이 수를 보지 못해 그냥 잡을 수 있는 걸 패로 만들었으니 거의 패착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국후 검토 때 이번에는 흑의 입장에서 좋은 수가 발견됐다. 참고2도 1을 먼저 둬서 2와 교환한 다음 3으로 젖혔으면 어차피 패가 된다는 것. 결국 실전에서 이동훈과 안성준이 서로 한 번씩 실수를 한 셈이지만 항상 그렇듯이 나중에 실수한 쪽이 훨씬 피해가 큰 법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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