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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궁금증? 천재들에게 물어보세요

입력
2015.02.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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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코리아 '프로덕트 지니어스'

8대 1 경쟁률 뚫고 34명 합격

영업 부담없이 차 설명에만 주력

전직 야구선수ㆍ여군 등 경력 다양

BMW코리아가 자동차 업계 최초로 운영 중인 제품 설명 전문 요원인 프로젝트지니어스(PG) 1기 생들인 류보라, 김홍일, 전윤희씨가 13일 서울 양재동 도이치모터스 양재전시장에서 정장 대신 캐주얼 차림으로 차량 앞에 서 있다. BMW코리아 제공
BMW코리아가 자동차 업계 최초로 운영 중인 제품 설명 전문 요원인 프로젝트지니어스(PG) 1기 생들인 류보라, 김홍일, 전윤희씨가 13일 서울 양재동 도이치모터스 양재전시장에서 정장 대신 캐주얼 차림으로 차량 앞에 서 있다. BMW코리아 제공

전윤희(27)씨는 2013년 5월 3년 4개월의 여군 생활을 마치고 육군 하사로 전역했다. 2010년 입대 후 경남 진해에서 전투용 헬기 엔진과 총포를 정비한 그는 지난해 12월 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BMW코리아의 ‘프로덕트지니어스(Product Genius, PG)’ 1기에 합격했다. 13일 BMW코리아의 공식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 양재지점에서 만난 그는 “군에서 헬기 정비를 맡으면서 기계를 좋아하게 됐다”며 “군에 있을 때부터 운전과 차를 좋아했는데 영업을 하지 않고 오직 차를 공부하고 소비자에게 설명하는 일이 마음에 들어 PG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일명 ‘천재 키우기 프로젝트’라 불리는 PG는 BMW가 자동차 업계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도입한 자동차 박사들이다. 이들은 수입차 전시장에서 일하지만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다. 대신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전시 자동차에 대해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애플의 지니어스와 같은 개념이다. 애플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직영하는 판매점인 애플스토어에서 제품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지니어스를 배치해 제품 판매를 끌어 올렸다. BMW의 경우 전 세계 1,000개 이상 전시장에서 약 1,450명의 PG가 활동 중이다.

특히 BMW코리아는 올해 ‘퓨처 리테일’을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며 PG를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효준 사장은 “단순히 자동차 판매를 넘어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보다 가깝고 편안하게 BMW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PG의 설명을 듣고 직접 타볼 수 있도록 해서 잠재 고객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PG들은 수입차 전시장을 찾으면 영업사원들이 흔히 입는 정장 대신 깔끔한 캐주얼을 입어 방문객들을 편안하게 맞는다. 한독모터스 강북지점에서 일하는 PG 김홍일(27)씨는 “차를 팔아야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고객을 대하면 방문객들이 부담스러워 하는데 영업 얘기를 하지 않으니 모두 마음을 열고 대화한다”며 “심지어 경쟁사 차량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PG가 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두 달에 걸쳐 인천 영종도 BMW코리아 드라이빙센터에서 BMW 역사, 기술력, 서비스 교육 등을 받고 전시장에 배치된 뒤에도 끊임없이 자동차에 대해 공부를 한다. PG가 된 뒤 차를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다는 류보라(24)씨는 “동기들끼리 학습모임을 만들어 사소한 정보까지 공유한다”며 “출시 전 차량에 대해 가장 먼저 접한 뒤 전시장 직원에게도 상세히 알려줘야 하는 만큼 천재는 아니어도 박사는 돼야 하지 않겠냐”고 웃었다.

PG는 영업을 하지 않아 부담이 없고 BMW코리아의 공식딜러사 정규직원이 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다채로운 경력의 젊은이들이 지원한다. 김씨는 고교 야구 선수 출신에 자동차 정비사 자격증 소유자이고, 류씨는 지방 미인대회 출신에 자동차 레이싱팀 매니저로 일했다. 특히 전씨, 류씨는 전체 34명 동기 중 3명뿐인 여성 PG이다.

전씨는 “BMW의 운전자 앞 유리에 속도나 방향 정보를 알려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전투기 조종사들이 헬멧을 쓰고 고개를 좌우로 움직일 때마다 기관포가 방향을 트는 것과 비슷한 원리여서 놀랐다”며 “고객들 귀에 쏙쏙 박힐 수 있는 에피소드를 찾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경쟁 차량과 비교해 BMW의 단점을 지적하는 방문객들을 상대하는 것이 어렵다”며 “단점을 부정하지 않고 ‘그렇지만 BMW에는 이런 장점들이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내세우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정새미 인턴기자(이화여대 기독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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