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승원 경위, CCTV로 10여건 검거, 60여건 예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승원 경위, CCTV로 10여건 검거, 60여건 예방

입력
2015.02.15 18:09
0 0

불의의 사고로 현장을 떠나 내근직으로 일하면서도 지난해 용의자 10여명을 검거한 경찰이 있다. 이 경찰은 9일에도 일주일 잠복근무 끝에 상습절도 용의자를 체포했다.

주인공은 서울 서초구청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근무하는 정승원(49) 경위. 24년차 베테랑 경찰인 정 경위는 서초경찰서에서 근무하던 2009년 3월 새벽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범인을 뒤쫓다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넘어진 정 경위는 앞서가던 승용차에 몸이 밀려 들어가 회전근개(어깨를 감싸는 힘줄)와 발목관절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신경계통 이상으로 등 통증이 멈추지 않는데다 운동 능력까지 떨어져 정 경위는 결국 2012년 8월 내근직인 CCTV 관제센터 요원으로 발령 났다. 여기에 사고 후유증으로 생긴 장애에 대해 공무원연금공단이 공무상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려 더 힘들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정 경위는 좌절하는 대신 형사의 육감과 노하우를 CCTV 분석에 쏟았다. 정 경위는 지난달 말 CCTV 화면으로 심야에 서초구 양재동 동산로 인근 주택가를 배회하는 오토바이를 보고 수상쩍은 느낌을 받았다. 그는 다른 직원들과 일대 CCTV 100여대에 찍힌 영상을 한 달치나 돌려봤다. 그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지난달 10일부터 최근까지 인근 다세대 주택에서 5회에 걸쳐 여성의 속옷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정 경위는 오토바이 번호와 동선을 파악한 뒤 홀로 잠복에 나서 일주일만인 지난 9일 오전 2시쯤 신문을 배달하던 용의자 유모(50)씨를 붙잡았다. 유씨는 상습절도 등의 혐의로 입건됐으며 경찰은 여죄를 조사 중이다.

정 경위는 지난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지원 근무 중 예식장에서 결혼 축의금을 훔쳐 달아하는 도둑을 현장에서 검거하기도 했다. 이렇게 현장과 CCTV 영상 확인 등을 통해 정 경위가 지난 한해 검거한 용의자는 10여명, 예방한 사건은 60여건에 달했다.

‘매의 눈’이란 별명이 붙은 정 경위는 “승진과 거리가 멀어졌지만 범인을 잡았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보상이라고 믿는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임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