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4대륙선수권 한국 성적 초라
김연아(25)에 맞춰진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선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한국 남녀 피겨스케이팅의 대표 주자들이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세계의 높은 벽만 실감했다. 박소연(18ㆍ신목고)은 1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59.80점과 예술점수(PCS) 51.48점, 감점 1점 등 110.28점을 받았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 점수 53.47점을 더한 총점 163.75점으로 9위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잇따른 실수로 10위에 그친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를 보였다. 그러나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과 함께 넘어졌다. 수행점수(GOE) 2.10점이 깎였다. 박소연은 지난해 처음 출전한 4대륙 선수권 점수(162.71점)만 약간 끌어올렸을 뿐, 우승자 폴리나 에드먼즈(미국ㆍ184.02점)와의 점수 차는 상당했다.
김해진(18ㆍ수리고)은 147.30점으로 11위에 올랐다. 지난해 기록한 개인 최고점(166.84점)에 비해 낮은 점수다. 다만 슬럼프 탈출의 희망을 봤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막내 채송주(17ㆍ화정고)는 139.09점으로 13위다.
남자부에서도 이렇다 할 결과물은 없었다. 국내에서 처음 치르는 국제대회라는 부담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김진서(18ㆍ갑천고)가 199.64점으로 15위에 머물렀다. 이준형(18ㆍ수리고)은 실수 연발 끝에 18위(180.06점)에 그쳤다. 남자 싱글 우승은 ‘의병장의 후손’ 데니스 텐(22ㆍ카자흐스탄)이 차지했다. 프리스케이팅(191.85점), 쇼트프로그램(97.61점) 합계 289.46점의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김준서와 이준형은 같은 나이 대 선수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 김진서는 점프, 이준형은 곡 해석 능력, 연기력이 탁월하다. 그러나 여자 싱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스케이팅 기술, 스피드에서는 한 참 뒤처진다.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박소연은 “경기를 치를 때마다 부담을 느낀다.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무대라서 더 긴장했다”며 “간판선수라는 책임감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계속 떨린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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