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문인 소노 前일본재단 회장, 인종차별 제도 칭송 칼럼 써 논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측근들의 망언이 이웃나라를 넘어 지구반대편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분노하게 하고 있다.
아베 총리 교육 자문이자 소설가인 소노 아야코(曾野綾子) 전 일본재단 회장이 최근 산케이신문에 기고한 글을 두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강력한 항의에 나섰다고 dpa통신 등 외신이 15일 보도했다. 소노 전 회장은 지난 11일자 산케이신문에 “서로 다른 인종은 분리돼 사는 것이 낫다”며 과거 남아공에서 자행됐던 극단적 인종차별 제도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칭송하는 듯한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20, 30년 전 남아프리카의 상황을 배운 이래로 나는 백인과 아시아인, 흑인들은 나뉘어 사는 편이 낫다고 믿게 됐다”며 “증가하는 고령 인구를 돌보기 위해서는 일본이 이민자를 받을 때 자국민과 분리돼 사는 조건을 내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이 나간 후 모하우 엔 페코 주일 남아공 대사는 산케이신문에 항의 서한을 보내 “소노 전 회장의 칼럼은 아파르트헤이트를 옹호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비판했다. 그는 “소노 전 회장의 제안은 수치스럽고 터무니없다”라며 “분리 정책은 인류에 대한 범죄이며 정당화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도쿄 소재 비정부기구인 ‘아프리카-일본 포럼’도 14일 소노 전 회장과 산케이 신문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산케이신문이 기고글을 철회할 것과 소노 전 회장이 남아프리카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소노 전 회장은 일본의 대표적 보수 논객으로, 지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의 극우 단체인 일본재단 회장을 역임했다. 2013년에는 아베 총리 직속 기구의 위원으로 내정돼 교과서 검정 기준 개정이나 학제 개혁 등 교육 문제 전반을 다뤘다. 그는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빈곤의 광경’ 등 베스트셀러 소설도 다수 집필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소노 전 회장은 이날 산케이신문을 통해 본인이 일본 내에서 아파르트헤이트를 장려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고바야시 다케시(小林毅) 산케이신문 도쿄 본사 편집국장도 “소노 전 회장의 기고글은 그의 개인적 의견을 담은 것일 뿐 우리 신문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신문은 인종이나 아파르트헤이트를 비롯한 여타 차별적 요소를 참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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