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간단히 이 숫자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 사십 대에 접어들면서 이제 젊음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 들면서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 느끼게 된다. 여기저기 자잘한 통증이 몰려오기도 하고 약한 부분에 탈이 나기도 한다. 몸과 마음을 관리해야 할 나이에 접어든 것이다. 규칙적인 식사와 꾸준한 운동을 생각해보지만 날마다 실천하기 어려운 분주함 속에 처해 있는 나이가 바로 사십 대이다. 회사 다니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위아래로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나이기도 하단다. 경험과 연륜이 쌓이고 직급이 올라가지만 열정과 감각은 수그러든단다. 젊은 친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단다. 또 퇴직을 생각하거나 노후를 설계해야 할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저런 압박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마음이 좀 편안해지기도 한다. 이상한 들뜸과 정처 없는 헤맴의 순간이 줄어들었는데 그건 성숙해져서가 아니라 부모님이 병들고 돌봐야 할 아이들이 늘어나서인 것 같다.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가정에서도 책임감이 늘어나는 나이인 셈이다. 누구라도 한 물 간 퇴물이 아니라 우아하고 멋지게 늙어가고 싶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젊음에 집착하고 노화에 대해 배척적인 경향이 있다. 여유와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각 나이 대에 어울리는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하고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힘내라 사십 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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